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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재밌는

재밌는 병원: 웃음이 약이 되는 곳

죽어가는 아이들 사이에서 빨간 코를 붙이고 춤을 추는 광대는 어떤 존재일까? 나는 소아암 병동의 의사로서 그런 광대를 매주 목요일마다 만난다. 처음엔 그가 미웠다. 고통 속에 있는 아이들 앞에서 웃음을 강요하는 것 같아서.

"김 선생님, 웃음이 최고의 약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어느 날 그 광대가 분장을 지우며 내게 물었다. 그의 이름은 최재민, 10년 전 이 병원에서 백혈병을 이겨낸 생존자였다. "저는 이곳에서 웃을 수 있어서 살았어요."

그 말이 내 관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날부터 나는 병원의 다른 면을 보기 시작했다. 항암치료 후 머리카락이 빠진 아이들이 서로의 대머리를 만지며 깔깔대는 모습. 주사 맞기 전에 서로 용기를 북돋아주는 작은 손길들. 병실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 속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목소리.

어느 목요일, 재민이 오지 않았다. 재발이었다. 이번엔 더 공격적인 형태였다. "아이들에게 말하지 마세요," 그가 병실에 누워 내게 속삭였다. "제가 돌아갈게요. 반드시."

그날 저녁, 나는 처음으로 빨간 코를 썼다. 색색의 풍선으로 동물을 만들고, 어설픈 마술을 선보였다. 아이들은 내 서툰 광대 흉내에 웃음보다는 동정을 보냈지만, 그것만으로도 병동은 활기찼다.

두 달 후, 재민이 돌아왔다. 머리카락은 없었지만 그의 웃음소리는 더 커졌다. "김 선생님, 의사보다 광대가 더 어울리시네요," 그가 농담을 던졌다. 우리는 함께 웃었다.

그렇게 우리 병원은 변했다. 의사들도, 간호사들도 때때로 환자들과 함께 웃고 울었다. 우리는 죽음의 그림자가 짙은 이곳에서 삶의 색채를 발견했다. 병원 복도에 "웃음 처방전"이 붙었고, 뇌종양으로 걸음마저 힘든 아이들이 휠체어 레이스를 했다.

어제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소아암 병동에서 완치 축하파티를 열었다. 다섯 명의 아이들이 동시에 퇴원하는 날이었다. 재민이 만든 거대한 비눗방울이 병실을 가득 채웠고, 나는 청진기로 비눗방울 소리를 듣는 척했다.

"들리나요, 김 선생님?" 아이들이 물었다.

"응, 들려. 이건 희망의 소리야."

의과대학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것을 나는 이 '재밌는 병원'에서 배웠다. 때로는 가장 아픈 곳에서 가장 밝은 웃음이 피어난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 모두는 언젠가 환자가 될 수 있지만, 그 속에서도 삶을 축하할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