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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초콜렛

달콤한 처방: 병원에서 만난 초콜렛의 기적

사람들은 대부분 병원에서 기적이 일어나길 기대하지만, 내 기적은 초콜렛 하나에서 시작됐다. 소아암 병동의 형광등 불빛이 창백하게 내 얼굴을 비추던 그날, 나는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상태였다.

수간호사 박은영은 매일 아침 7시 정각에 병실을 돌았다. 그녀의 흰 운동화가 쩍쩍 달라붙는 바닥 소리, 체온계를 흔드는 짧은 손목 움직임, 그리고 언제나 주머니에서 꺼내는 그것—포일에 싸인 작은 초콜렛 한 조각. "비밀이야," 그녀는 매일 같은 말을 속삭였다. 달콤하고 쌉싸름한 그 맛이 입안에서 녹아내릴 때면, 잠시나마 내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잊을 수 있었다.

병원의 모든 것은 멸균되고 차갑고 계산된 것들뿐이었다. 정확히 8시간마다 투여되는 약물, 30분마다 기록되는 활력징후, 그리고 의사들의 무표정한 얼굴. 하지만 그 작은 초콜렛 한 조각은 규칙에서 벗어난 반란 같은 것이었다. 아마도 그래서 더 달콤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항암치료는 미각을 변화시켜요. 하지만 초콜렛의 테오브로민 성분은 뇌에 작은 행복을 선물해주죠." 박 간호사의 설명이었다. 그녀는 내 차트에 없는 처방을 매일 가져왔다.

내 병실 옆 침대의 민준이는 나보다 상태가 심각했다. 여덟 살짜리 아이의 몸에 주사바늘이 들어가는 모습은 늘 견디기 힘들었다. 어느 날, 박 간호사가 돌아선 사이 나는 내게 건네준 초콜렛을 민준이의 베개 밑에 살짝 밀어 넣었다. 그날 밤, 처음으로 민준이의 웃음소리가 병실을 채웠다.

다음 날부터 나는 박 간호사에게 초콜렛을 두 개 달라고 요청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 병실 안에는 조금씩 달라지는 것들이 생겨났다. 우리는 초콜렛을 녹여 병원 푸딩에 섞어 먹기 시작했고, 치료 후 구토가 심한 아이들에게 입가심용으로 아주 작은 조각을 나눠주었다.

어느 토요일, 의사 회진 중에 내 서랍에서 초콜렛 여러 개가 발견됐다. 주치의는 얼굴을 찌푸렸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에게 당분 섭취는 철저히 제한해야 합니다." 그날 오후, 박 간호사는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나고, 민준이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그는 더 이상 음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지막 시도로, 나는 몰래 남겨둔 초콜렛 하나를 녹여 아주 작은 스푼에 담아 그의 입술에 발랐다. 민준이는 천천히 눈을 떴고, 희미하게 웃었다.

그날 밤 주치의가 내 병실에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작은 상자가 들려 있었다. "박 간호사가 이걸 두고 갔어요. 그리고..." 그는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 "때로는 의학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상자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초콜렛과 짧은 메모가 있었다. '약은 몸을 치료하지만, 초콜렛은 영혼을 치료합니다.'

지금 나는 병원 카페테리아에서 핫초콜렛을 만드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환자들은 내게 속삭인다, "이 맛이 병원에서 경험한 유일한 기적이에요." 가끔 창문 너머로 별을 바라볼 때면, 나는 생각한다—가장 강력한 치료제는 때로 가장 달콤한 형태로 온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