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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출근

병원 출근길의 비밀

오늘도 여섯 번째 환자가 싸늘한 시체가 되어 내 앞에 놓였다. 병원 출근길에 맞는 새벽 공기는 언제나처럼 차갑고 신선했지만, 이상하게 오늘은 죽음의 냄새가 더 짙게 느껴졌다.

병리과 의사로 15년째 근무하며 나는 수천 개의 죽음을 마주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만나는 생기 넘치는 사람들과 달리,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침묵 속에 영원히 잠든 이들뿐이다. 하지만 이 여섯 번째 환자는 달랐다. 그의 눈빛이 나를 쫓는 것 같았다.

"김 박사님, 이번 케이스도 같은 패턴입니다." 조수가 건넨 차트를 받아들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심장 마비로 기록되었지만, 미세한 주사 자국이 목 뒤에 있었다.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 전문가만이 알아볼 수 있는 흔적이었다.

병원 복도를 걸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또다시 누군가가 병원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흰 가운을 입은 의사, 분주히 움직이는 간호사들, 그리고 모두가 자신의 일상을 시작하는 아침이었다. 그 일상 속에 숨겨진 죽음의 그림자를 아는 건 나뿐이었다.

"혹시 이거 보셨어요?" 간호사가 건넨 것은 최근 의료사고로 추정되는 환자들의 명단이었다. 모든 사망 기록은 완벽했다.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그 모든 환자를 담당했던 의사는—

"오늘도 일찍 출근하셨네요, 김 박사님."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나는 얼어붙었다. 병원장 이민우의 목소리였다. 그는 항상 나보다 먼저 출근했고, 나보다 늦게 퇴근했다. 완벽한 의사였다.

"네, 오늘 해야 할 부검이 있어서요." 내 목소리는 평소보다 조금 높게 들렸다.

"그 환자 말이군요. 안타깝죠. 심장 마비라니." 그의 눈빛이 차트를 향했다가 내 목을 스쳤다. "오늘 저녁에 새로운 의료 장비 도입 회의가 있어요. 꼭 참석해주세요."

그가 떠난 후, 나는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지난 6개월간 모든 의심스러운 사망 기록을 확인했다. 모든 환자들은 병원장의 특별 관심 대상이었고, 모두 부자였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거액의 기부금은 새로운 의료 장비 구입에 사용되었다.

오늘 아침, 평범한 병원 출근길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게 되었다. 내일 아침, 누군가의 시체가 또다시 내 앞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어쩌면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했다—설령 그것이 마지막 출근길이 된다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