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회사: 사람들의 가격표
모두가 자신의 가격표를 달고 있었다. 병원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그것들이 보였다. 간호사 머리 위에 떠 있는 청록색 숫자 4,300만. 청소부 위의 희미한 노란색 2,100만. 의사 위의 강렬한 붉은색 1억 2,000만. 난 이 저주받은 능력을 갖게 된 지 정확히 1년 되는 날, 내 회사가 인수한 이 병원을 방문했다.
"김이사님, 이쪽입니다." 병원장이 복도를 안내하며 말했다. 그의 머리 위에는 8,500만이라는 숫자가 떠 있었다. 그는 내가 무엇을 볼 수 있는지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내가 사람의 '대체 비용'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그 사람이 사라졌을 때 조직이 지불해야 할 비용. 채용, 교육, 손실된 생산성의 총합. 냉정한 숫자로 표현된 사람의 가치.
병실들을 지나치며 환자들 위에 떠 있는 숫자들을 보았다. 대부분 회색이었다. 고용되지 않은 이들, 은퇴한 이들의 숫자는 항상 회색이었다. 그것이 내 회사의 논리였다. 생산성이 없는 삶은 가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 병원을 인수했다. 저비용 의료 서비스. 효율성 최적화. 회사 용어로는 그렇게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숫자가 낮은 환자들에게 최소한의 치료만 제공하는 것이었다.
병원장이 자랑스럽게 새로운 시스템을 설명했다. "환자 치료 프로토콜을 세 등급으로 나눴습니다. A등급은 모든 치료, B등급은 기본 치료, C등급은..." 그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편안한 관리입니다."
복도 끝에 도착했을 때, 창백한 소녀가 누워있는 병실이 보였다. 그녀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숫자는 달랐다. 숫자가 아니라 물음표였다. 내 능력이 작동한 이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이 환자는요?" 내가 물었다.
"말기 백혈병 환자입니다. C등급입니다." 병원장이 무심하게 대답했다. "보호자가 없는 고아라 비용 부담도 없고요."
소녀가 눈을 떴다. 그녀의 시선이 나와 마주쳤고, 순간 그녀의 물음표가 번쩍였다. 그리고 내 머리 위에 떠 있던 숫자가 보였다. 1억 5천만. 소녀도 볼 수 있었다. 그녀도 나와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환자를 A등급으로 올려주세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이사님, 그건 프로토콜에..."
"지금 당장요." 내가 말을 잘랐다.
병원장의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 숫자가 갑자기 0으로 변했다. 해고될 운명이란 뜻이었다.
회의실로 돌아와 창문을 바라보았다. 저 밖의 모든 사람들, 가격표를 단 채 걸어다니는 모든 이들. 소녀의 물음표가 내게 가르쳐 준 것이 있다. 모든 사람에게 가격을 매길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내 회사가—내가—잘못된 비즈니스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다음 날 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소녀의 병실로 향했다. 그녀의 머리 위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떠 있었지만, 이제 나는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았다.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 그것이 우리가 회사와 병원 모두에서 잊고 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