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의 달콤한 함정: 과자 한 봉지가 바꾼 운명
무해한 보드게임 모임이 과자 한 봉지로 인해 살인 사건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가 알았을까. 주말마다 열리던 우리의 보드게임 모임은 언제나 웃음소리와 함께 과자 봉지를 뜯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윤호, 이번엔 내가 이길 거야." 나는 치킨맛 과자를 한 움큼 집어먹으며 말했다. 손가락에 묻은 오렌지색 가루가 주사위에 옮겨 붙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보드게임 위의 작은 플라스틱 말들은 이미 오랜 세월 과자 가루로 얼룩져 있었다.
윤호는 항상 이겼다. 어떤 게임이든 그의 머릿속엔 완벽한 전략이 있었다. 그는 과자를 먹지 않았다. "집중력을 방해한다"면서. 우리가 손가락을 핥는 동안 그는 자신의 다음 수를 계산했다.
그날 밤, 내가 처음으로 새 게임을 가져왔다. '달콤한 배신자'라는 이름의 추리 게임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과자가 놓여 있었다. 특히 윤호가 절대 손대지 않는 초콜릿 쿠키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규칙은 간단해. 우리 중 한 명이 배신자야. 나머지는 그 사람을 찾아내야 해." 내가 설명했다. 윤호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이런 심리전을 좋아했다.
게임이 시작되고 한 시간이 지났을 때, 모두가 지쳐갔다. 과자 봉지는 하나둘 비워졌다. 윤호만이 여전히 또렷한 정신으로 게임을 이끌고 있었다.
"목이 마르다," 민지가 말했다. "누가 음료수 좀 가져와."
내가 부엌으로 가는 사이, 남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돌아왔을 때, 놀랍게도 윤호가 초콜릿 쿠키를 먹고 있었다.
"갑자기 먹고 싶어졌어," 그가 쑥스럽게 웃었다.
게임은 계속됐다. 하지만 그날 밤, 처음으로 윤호가 졌다. 그가 배신자였는데도 우리는 너무 쉽게 그를 찾아냈다. 평소의 그가 아니었다.
"괜찮아?" 다들 돌아간 후 내가 물었다.
"그냥... 집중이 안 돼. 그 쿠키 맛있더라." 그의 목소리가 희미했다.
다음 날 아침, 윤호의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가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초콜릿 알레르기. 그는 알고 있었다. 평생 초콜릿을 멀리했다고.
병실에서 그가 내게 속삭였다. "네가 가져온 그 쿠키... 그것만 먹으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았어."
"무슨 소리야?"
"포장지에... '행운의 쿠키'라고 쓰여 있었잖아."
그제서야 깨달았다. 내가 사둔 과자 중에 그런 건 없었다. 누군가가 일부러... 윤호를 노렸던 걸까? 병실을 나오며 나는 우리의 보드게임 모임을 다시 생각했다. 모두가 윤호의 완벽함에 질려 있었다. 누구나 승자가 되고 싶었다.
다음 주말, 보드게임 모임에 나는 새로운 과자를 가져갔다. 그리고 모두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게임판 위의 말들처럼, 우리도 누군가의 손에 움직이는 말이 된 것은 아닐까. 달콤한 유혹 앞에서, 우리는 모두 잠재적 배신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