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의 밤: 열세 번째 귀신
주사위가 테이블 위를 굴러가며 멈추었을 때,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여섯 명이 둘러앉아 있던 보드게임 테이블 위로 주사위가 보여주는 숫자는 열세. 그 순간 전등이 깜빡였고, 우리는 모두 그것이 단순한 우연이라고 웃어넘겼다.
"열세 칸을 이동해," 민지가 말했다. 내가 말을 집어 열세 칸을 옮기자, 도착한 곳은 '영혼의 방'이라는 칸이었다. 게임 룰북에 적힌 지시사항: '영혼의 방에 도착한 플레이어는 귀신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정직하게 답하지 않으면 게임이 끝나지 않는다.'
우리 모두 키득거렸다. 대학 MT에서 심야에 즐기는 보드게임치고는 분위기가 제법 그럴듯했다. 준우가 두꺼운 카드 뭉치에서 한 장을 뽑아 읽었다.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순간은?" 그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울렸다.
나는 잠시 생각했다. "음... 고등학교 때 친구를 배신한 것?" 솔직히 말하면서도 웃음기를 담았다. 그런데 방은 점점 더 차가워졌고, 촛불—우리가 분위기를 위해 켜둔—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거짓말." 그 말은 내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모두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테이블 건너편에서 윤서가 속삭였다. "정직하게 말해, 아니면 정말로 끝나지 않을지도..."
창문 밖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빗방울이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마치 누군가의 손가락 소리처럼 들렸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작년 겨울," 내 목소리가 떨렸다. "집에 늦게 돌아오는 길에 한 노인이 쓰러져 있었어. 그냥... 지나쳤어. 다음 날 그 곳에서 누군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는 뉴스를 봤지."
방 안이 순간 완전한 침묵에 빠졌다. 누구도 숨조차 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때 주사위가 스스로 굴러가더니 다시 열세를 보였다. 우리 모두 그것을 보았지만, 아무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다음은 누구 차례지?" 재훈이 어색하게 물었다.
주사위가 또 굴러갔다. 그리고 또다시 열세. 이번에는 의심할 수 없었다. 보드판 위 '영혼의 방' 칸에서 미세한 안개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안개 속에서 형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건... 연출 효과야?" 지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안개 속에서 나타난 것은 낡은 외투를 입은 노인의 형상이었다. 그의 눈이 곧장 나를 향했다. 그때 깨달았다. 이건 단순한 게임이 아니었다. 게임 박스에 적혀 있던 경고가 떠올랐다: '열두 명이 함께하는 게임. 열세 번째는 항상 존재한다.'
우리는 처음부터 여섯 명이었다. 그런데 지금 테이블 주위에는 일곱 개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열세 번째 주사위 눈, 열세 번째 칸, 그리고 우리와 함께한 열세 번째 참가자—그는 게임을 시작할 때부터 여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