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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병원

보드게임 병동: 살아남기 위한 놀이

병실 천장의 하얀 형광등이 깜빡일 때마다, 나는 우리가 모두 누군가의 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403호 중환자실, 나를 포함한 여섯 명의 환자들은 매일 밤 10시부터 시작되는 의문의 보드게임에 참여했다. 참여하지 않을 선택권은 없었다.

"오늘 밤의 게임은 '진단'입니다." 검은 마스크를 쓴 간호사가 말했다. 그녀의 눈동자만이 창백한 얼굴에서 빛나고 있었다. "자신의 증상을 숨기는 플레이어가 있습니다. 그 사람을 찾아내지 못하면, 모두가 치료 기회를 잃게 됩니다."

창가에 누워있는 김 할머니의 산소 호흡기 소리가 주사위 굴리는 소리와 섞였다. 내 맞은편에 앉은 대학생은 떨리는 손으로 카드를 뽑았다. 그의 목에 달린 병록번호 팔찌가 형광등 아래에서 번쩍였다. 우리는 서로의 병명도, 왜 이 게임에 갇혔는지도 알지 못했다.

게임판은 병원 도면과 똑같았다. 수술실, 응급실, 중환자실, 영안실까지. 말을 움직일 때마다 실제 그 공간에서 들리는 소리가 병실에 가득 찼다. 메스가 살을 가르는 소리, 심장 모니터의 경고음, 누군가의 흐느낌.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어." 옆 침대의 스무 살 소녀가 속삭였다. 그녀의 팔에는 주사 자국이 별자리처럼 퍼져 있었다. "우리 중 하나는 환자가 아니야. 의사일지도 몰라."

나는 내 카드를 내려다보았다. '폐렴 환자: 당신은 숨을 쉴 때마다 고통을 느끼지만, 생존을 위해 정상인 척해야 합니다.' 내가 환자 역할이라면, 다른 이들은 무슨 카드를 받았을까?

매일 밤 우리는 게임에서 패배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우리 중 한 명은 사라졌다. 빈 침대만 남겨둔 채. 의사들은 그저 "전원되셨습니다"라고만 말했지만, 우리는 알고 있었다. 게임에서 진 대가라는 것을.

오늘 밤, 내 차례가 왔다. 주사위를 굴리자 숫자 6이 나왔다. 나는 내 말을 영안실 칸으로 옮겼다. 갑자기 병실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영안실에 도착한 플레이어는 한 가지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마스크를 쓴 간호사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나는 다섯 명의 다른 환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는 공포와 기대가 섞여 있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누군가는 내일 사라질 것이다. 그때 문득 깨달았다. 우리가 하는 게임이 치료의 일부라는 것을. 우리의 삶과 죽음이 누군가의 치료 성공률 통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곳은 병원이 아닙니다." 내 목소리가 떨렸다. "우리는 모두 실험 대상입니다."

그 말을 끝으로 형광등이 꺼졌다. 어둠 속에서 게임판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모든 말들이 영안실 칸으로 모여들었다. 다음 날 아침, 403호 중환자실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침대 위에는 여섯 개의 작은 말만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병원 복도에서는 새로운 환자들을 위한 보드게임이 준비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