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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간식

부모님의 간식: 말하지 않은 사랑의 언어

아버지의 장례식 날, 옷장 구석에서 발견한 낡은 틴 케이스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그 안에는, 내가 어릴 적 구겨 넣었던 간식 포장지가 30년 동안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었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매서운 겨울바람이 틈새로 스며드는 곳이었다. 아버지는 말이 적었고, 어머니는 지나치게 많았다. 둘 사이에 끼인 나는 소리 없이 움직이는 그림자가 되기로 했다. 매일 아침 아버지는 출근길에 내 손에 뭔가를 쥐여주곤 했다. 초코파이, 새우깡, 때로는 단단한 껍질에 싸인 요구르트. 전부 말없이 건네주는 작은 간식들이었다.

"또 그런 쓸데없는 것을 사 와서는!" 어머니는 매번 그렇게 말했지만, 아버지는 대꾸하지 않았다. 나는 간식을 받아들고 책상 서랍에 숨겼다가, 수업 중 배고플 때마다 꺼내 먹었다. 그리고 포장지는 주머니에 구겨 넣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 날, 아버지가 내 방에 들어와 책상을 정리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의 손가락이 서랍 뒤편을 더듬었고, 곧 성냥갑처럼 납작한 틴 케이스를 꺼냈다. 그 안에 뭔가를 넣는 것을 보았지만, 질문할 용기는 없었다. 그 날 이후로 그 케이스에 대해 잊고 살았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나는 아버지의 간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난 이제 어린애가 아니에요." 무심코 내뱉은 말에 아버지는 잠시 굳었다가, 평소처럼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날부터 아침 의식은 사라졌고, 우리의 대화는 더욱 줄어들었다.

대학, 취업, 결혼. 시간은 흘러갔고 부모님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다. 어머니가 먼저 떠났을 때, 아버지는 여전히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가 말기 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저 "병원비 걱정은 말거라"라는 말만 남겼다.

장례를 치르고 집을 정리하는 중, 마지막으로 들어간 곳은 그의 방이었다. 그리고 옷장 한구석에서 틴 케이스를 발견했다. 뚜껑을 열자 구겨진 초코파이 포장지, 새우깡 봉지, 요구르트 뚜껑까지. 각각의 포장지 뒷면에는 날짜가 적혀 있었다. 1992년 2월 3일, 내 여덟 번째 생일. 1993년 12월 24일, 첫 피아노 발표회 전날. 1995년 3월 15일, 내가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던 날.

케이스 바닥에는 낡은 노트 한 장이 있었다. "우리 아들이 먹은 것들. 내가 줄 수 있었던 전부." 바로 밑에는 마지막 날짜, 내가 간식을 거절했던 그 날이 적혀 있었다.

눈물을 흘리며 케이스를 가슴에 안았다. 서랍을 다시 뒤지자 아버지가 남긴 봉투가 나왔다. 열어보니 편지 한 장과 함께 초코파이 한 개가 들어있었다. "네가 읽을 때쯤이면 나는 없겠지만, 이건 네 아들에게 주렴. 그리고 이번엔 포장지를 버리지 말고, 그 의미를 설명해주렴."

손에 쥔 초코파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간식은 결코 간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버지가 알고 있던 유일한 사랑의 언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