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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노래

부모님의 노래: 기억의 선율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처음으로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영상 속 젊은 아버지는 기타를 들고 어머니를 바라보며 노래했다. 나는 서른여덟 해를 살면서 단 한 번도 아버지가 노래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이게 뭐예요?" 어머니의 손을 잡고 물었다.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은 채 어머니는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네 아버지가 나에게 청혼했던 날이야. 그때 그가 직접 작곡한 노래란다."

영상 속 아버지의 목소리는 놀랍도록 맑고 따뜻했다. 우리 가족을 위해 평생 공장에서 일하며 쇳가루를 마시다 폐암으로 떠난 그 사람이, 한때는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니. 장례식장의 형광등 불빛 아래, 나는 처음으로 아버지를 한 사람으로서 만났다.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내 손에 낡은 노트를 건넸다. "네 아버지가 나에게 쓴 노래들이야. 평생 모아뒀단다."

그날 밤, 나는 노트를 펼쳤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채워진 오선지들. 첫 페이지에는 '우리 아들이 태어난 날'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일주일 전 날짜와 함께 '마지막 선물'이라는 노래가 적혀 있었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나는 아버지의 노래들을 읽었다. 우리 가족의 모든 중요한 순간들이 그의 노래 속에 담겨 있었다. 내 첫 운동회, 대학 입학, 첫 취직. 아버지는 말없이 우리 인생의 모든 순간을 노래로 기록하고 있었다.

다음 날,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서랍을 정리하다 낡은 카세트 테이프들을 발견했다. 각각의 테이프에는 날짜와 제목이 적혀 있었다. 오래된 카세트 플레이어를 찾아 첫 번째 테이프를 넣었다.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버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은 우리 아들의 스무 번째 생일이다. 아들아, 너는 내가 꿈꿔왔던 모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평생 말없이 살았던 아버지의 내면을 노래로 만났다. 어머니는 그날부터 매일 아침 아버지의 테이프를 틀었고, 나는 밤마다 그의 노래들을 기타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아버지의 노래는 나의 노래가 되었고, 우리 집에는 다시 음악이 흘렀다.

오늘, 내 아들이 태어났다. 병원 의자에 앉아 작은 노트를 펼치고 연필을 든다. "우리 아들이 태어난 날"이라고 적는다. 아버지가 그랬듯, 나도 노래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