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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맛집

잃어버린 맛집과 부모님의 추억

처음 그 집을 찾아갔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어머니의 미소였다.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그 골목, 세월의 때가 묻은 간판, 그리고 문을 열면 풍겨오던 된장찌개 냄새.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 벌써 5년, 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그토록 좋아하셨던 그 맛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여기가 맞을까?" 주소는 정확했지만, 낡은 목조건물은 온데간데없고 깔끔한 프랜차이즈 카페가 자리 잡고 있었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는데, 옆 가게 노인이 나를 유심히 바라봤다.

"혹시 강 씨네 된장찌개 찾는 거요?"

내 표정만 보고도 알아차린 노인은 "작년에 문 닫았어. 건물주가 바뀌면서..." 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부모님과의 마지막 추억 조각마저 사라진 듯했다.

실망한 채로 돌아서는데, 노인이 말했다. "근데 강 씨 할머니는 골목 끝 요양원에 계셔. 아직도 가끔 손님들 생각한다더만."

요양원은 의외로 밝고 깨끗했다. 안내에 따라 휠체어에 앉은 강 할머니를 만났다. 처음엔 나를 알아보지 못하셨지만, 부모님 이야기를 꺼내자 눈빛이 달라졌다.

"아, 그 부부! 매달 첫째 주 토요일마다 오셨지. 따님 생일마다 꼭 오셔서 된장찌개에 소주 한 잔씩 하셨어."

놀란 나는 "제 생일이 아니라 어머니 생신이었는데요..." 라고 중얼거렸다.

강 할머니는 미소 지었다. "아가씨 어머니가 그러셨어. '내 생일에는 내 어머니 생각이 난다'고. 그래서 돌아가신 친정어머니 생신이라고 하셨지. 그날만큼은 어머니 앞에서 딸이 되고 싶다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머니는 매년 자신의 생일에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를 기리며 그 맛집을 찾았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어머니의 생신에, 어머니가 그러했듯 같은 장소를 찾아 추억하고 있었다.

강 할머니가 손을 내밀었다. "내일 우리 딸네 가는데, 괜찮으면 함께 갈래? 내가 된장찌개 끓여줄게."

다음 날, 작은 아파트 부엌에서 강 할머니는 냄비를 끓이셨다. 된장찌개 냄새가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첫 숟가락을 떠먹는 순간, 목 끝까지 차오르는 건 뜨거운 국물이 아니라 추억이었다. 어느새 내 얼굴엔 눈물이 흘렀고, 마치 부모님이 바로 옆에 앉아계신 것만 같았다.

맛집은 사라졌어도, 그 맛과 추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추억이 되어 영원히 살아간다는 걸, 부모님의 마지막 선물로 깨달은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