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마지막 영상
아버지의 태블릿에서 발견한 폴더는 '절대 열지 말 것'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었다. 장례식이 끝난 지 일주일,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한 아버지의 태블릿.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금지된 폴더. 손가락이 화면을 향해 움직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첫 번째 영상이 재생되었다. 화면 속에는 내가 태어나던 날의 병실. 어머니의 땀에 젖은 얼굴과 아버지의 떨리는 손길. 카메라는 흔들렸지만, 그들의 눈빛은 또렷했다. "우리 아이에게, 네가 이 세상에 온 첫날을 남기고 싶어." 어머니의 목소리는 지금보다 훨씬 젊었다. 영상은 3분에 불과했지만, 내 심장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뛰었다.
두 번째 영상. 내 다섯 번째 생일파티. 초를 끄며 소원을 빌던 나에게 아버지가 물었다. "뭘 빌었어?" 수줍게 대답했다. "비밀이에요." 카메라 밖에서 어머니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영상 끝에 아버지의 목소리로 덧붙여진 내레이션: "네가 빌었던 그 소원, 우주가 들어주길 바란다."
영상들은 계속되었다. 중학교 졸업식, 첫 운전면허 취득일, 대학 입학 날. 모든 영상에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촬영된 장면들도 있었다. 책상에 엎드려 잠든 나, 친구들과 웃고 있는 나, 혼자 울고 있는 나. 그리고 각 영상 끝에는 부모님의 짧은 메시지가 있었다.
"네가 모르는 사이에도 우리는 항상 지켜보고 있었단다."
마지막 영상이 재생되었다. 촬영 날짜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 병실 침대에 누운 어머니와 그 옆에 앉은 아버지. 둘 다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 이 영상을 보고 있다면 우리는 이미 곁에 없을 거야." 어머니의 목소리는 약했지만 또렷했다. "하지만 네 인생의 모든 순간에 우리의 사랑이 함께할 거란다."
아버지가 말을 이었다. "이 영상들은 네가 우리 없이도 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기 위해 남겼어. 인생의 힘든 순간마다 이걸 보며 기억해. 네가 얼마나 사랑받았는지를."
영상이 끝나고 화면이 검게 변했다. 내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태블릿 화면에 작은 물방울을 만들었다. 그때 화면에 마지막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제 네 인생의 영상을 찍을 차례야. 우리가 못 본 네 미래의 순간들을."
태블릿을 내려놓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서서히 밝아오는 새벽 하늘. 오늘부터 나는 카메라를 들기로 했다. 부모님이 남긴 사랑의 기록처럼, 내 인생의 영상을 차곡차곡 쌓아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