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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호텔

열한 번째 층: 부모님과 호텔에서의 마지막 밤

엘리베이터 버튼에는 열한 번째 층이 없었다. 숫자 10에서 바로 12로 건너뛰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분명히 "열한 번째 층"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호텔 로비로 다시 내려가 리셉션 직원에게 물었다.

"죄송합니다만, 열한 번째 층으로 가는 방법이 있을까요?"

직원은 컴퓨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답했다. "이 호텔에는 열한 번째 층이 없습니다, 손님."

하지만 어머니의 문자는 분명했다. '열한 번째 층, 1104호. 아버지 상태가 안 좋아. 서둘러.' 부모님은 내 결혼식을 위해 어제 이 호텔에 체크인하셨다. 내일이면 나는 신랑이 된다.

비상계단을 통해 10층과 12층 사이에 무언가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계단을 오르는 내 발자국 소리가 불규칙한 심장 박동처럼 울렸다. 10층을 지나 계속 올라가자, 표시되지 않은 층에 도달했다. 문을 밀자 열렸다.

복도는 다른 층과 달랐다. 카펫은 낡고 색이 바랬으며, 조명은 노란빛을 발했다. 공기에는 오래된 책과 라벤더 향이 뒤섞여 있었다. 어머니가 항상 좋아하시던 향이었다. 내 발걸음 소리만이 적막을 깨뜨렸다.

1104호에 도착해 문을 두드렸다. 대답이 없었다. 손잡이를 돌렸더니 문이 열렸다. 방 안은 어둑했고, 창문으로는 도시의 불빛이 희미하게 비쳐 들어왔다. 침대 위에 부모님이 누워 계셨다. 두 분 다 평화롭게 잠든 것처럼 보였다.

"어머니?" 내가 불렀지만 반응이 없었다. "아버지?"

침대 옆 탁자에는 옛 사진첩이 펼쳐져 있었다. 내 어린 시절 사진들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편지가 있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우리는 네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구나. 열한 번째 층은 시간이 멈춘 곳이란다. 여기서는 우리가 너를 항상 지켜볼 수 있어. 이제 네 삶을 살아가렴. 우리는 늘 네 곁에 있을 거야."

나는 손을 뻗어 어머니의 얼굴을 만지려 했지만, 내 손가락이 그녀를 통과했다. 갑자기 깨달았다. 부모님은 5년 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내 결혼식을 보지 못하는 것을 항상 후회하셨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지금 이곳에 없었다. 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영원히 이곳에 있었다.

방을 나서면서 뒤돌아보았다. 침대는 비어 있었지만, 따스한 기운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로비로 내려가 체크인 기록을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직원은 컴퓨터를 살펴본 후 고개를 흔들었다. "죄송합니다만, 손님 부모님 이름으로 된 예약 기록은 찾을 수 없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내가 신랑 대기실에서 준비하고 있을 때, 라벤더 향기가 잠시 방을 가득 채웠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내 재킷 주머니에서 손에 익숙한 감촉의 종이 한 장이 발견되었다. 열어보니 그것은 열한 번째 층 1104호의 카드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