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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보드게임

비밀의 보드게임: 마지막 턴

카드를 뒤집는 순간, 보드게임의 모든 말들이 진동했다. 나는 처음으로 게임의 진실을 보았다.

"이 게임이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김현우 씨." 골동품 가게 주인이 낡은 나무 상자를 건넸을 때, 그저 오래된 보드게임인 줄만 알았다. 상자 안에는 낡은 게임판과 검은색, 흰색 말들, 그리고 봉인된 카드 한 묶음이 들어 있었다. 설명서는 단 한 줄뿐이었다. '당신만이 이 게임을 끝낼 수 있습니다.'

첫날 밤, 호기심에 게임을 펼쳤다. 오후 11시 58분, 주사위를 던지자마자 벽시계가 멈췄다. 말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방 안의 공기는 갑자기 낯선 숲의 촉촉한 이끼 냄새로 가득 찼다. 게임판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며 복도로 이어지는 문이 나타났다. 내 아파트에는 그런 문이 없었다.

일주일 동안 매일 밤, 나는 보드게임을 펼쳤다. 게임의 규칙은 간단했지만, 매 턴마다 나의 현실이 조금씩 변했다. 첫 번째 밤, 냉장고에 있던 모든 음식들이 다른 브랜드로 바뀌었다. 두 번째 밤, 내 스마트폰의 모든 사진 속 하늘이 보라색으로 변했다. 세 번째 밤, 이웃들이 내 이름을 다르게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장 이상한 것은 여섯 번째 턴 이후였다. 집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미세하게 달라졌다. 눈 색깔이 갈색에서 짙은 회색으로 변했고, 왼쪽 손목에는 전에 없던 작은 초승달 모양의 흉터가 생겼다.

"당신은 원래 이곳의 사람이 아닙니다." 일곱 번째 밤, 게임판에서 글자가 떠올랐다. "마지막 카드를 뒤집으세요.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봉인된 카드를 뒤집자 갑자기 현기증이 밀려왔다. 두통과 함께 파편화된 기억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나는 실종된 사람이었다. 15년 전, 이 동일한 보드게임을 하다가 사라진 사람. 그 세월 동안 나는 게임 속에 갇혀 있었다. 그리고 나를 대신해 이 현실에 존재해온 '무언가'가 있었다.

마지막 턴은 이제 내 차례였다. 흰색 말을 움직여 검은색 왕을 잡거나, 검은색 말을 움직여 흰색 왕을 잡아야 했다. 하나는 내가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영원히 게임 속에 남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어느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게임은 알려주지 않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불빛들이 깜빡였다. 이 세계의 내 아파트, 내 직장, 내 친구들... 모두 진짜인 것 같으면서도 미묘하게 잘못된 무언가가 있었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원래 세계에서 나를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손을 뻗었다. 이것이 마지막 선택이었다. 내가 말을 움직이는 순간, 게임판 전체가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창문 너머로 또 다른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미소지었고, 나도 미소지었다. 우리는 둘 다 자유를 원했지만, 오직 한 명만 이 게임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