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비밀: 거울 속에 숨겨진 진실
거울 속 내 모습이 웃을 때마다, 동생은 울었다. 나는 열아홉, 세린은 열일곱. 우리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자매였다. 부모님이 세린을 입양한 건 내가 다섯 살 때였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제 그 아이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언니, 내일 아침에 깨우지 마." 세린이 내 방에 들어와 말했다. 수학여행 떠나는 날이었다. 창밖으로 흩날리는 벚꽃이 방 안으로 들어오는 듯했다. 세린의 목소리엔 평소와 다른 긴장감이 묻어났다.
"왜? 아침 일찍 출발하잖아."
세린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그냥... 혼자 준비하고 싶어서." 그리고는 내 방을 나갔다. 방문이 닫히자마자 내 휴대폰이 울렸다. 이모였다.
"지민아, 세린이 괜찮니?"
이상한 질문이었다. "네, 왜요?"
"아니... 그냥 물어봤어. 내일 수학여행 간다며?"
통화를 끝내고 이상한 느낌에 세린의 방으로 향했다. 노크했지만 대답이 없어 문을 열었다. 방은 비어있었다. 책상 위에 놓인 세린의 일기장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라면 절대 보지 않았을 텐데, 이날은 달랐다. 일기장을 펼치자 작은 종이가 떨어졌다.
'진짜 엄마를 만나러 갑니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일기장 마지막 페이지에는 주소 하나가 적혀 있었다. 주저 없이 집을 나섰다.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에 젖은 도로는 번쩍이는 네온사인을 반사했고, 택시 안에서 시간은 영원처럼 느껴졌다.
주소지는 도시 외곽의 허름한 아파트였다. 세린의 가방이 현관 앞에 놓여 있었다.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들어가자 냄새가 코를 찔렀다. 술, 담배, 그리고 무언가 썩어가는 냄새. 거실에 세린이 앉아 있었고, 그 앞에는 마른 여자가 있었다.
"지민 언니..." 세린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여자가 나를 돌아보았다. 세린과 닮은 눈이었다. "너도 왔구나."
"생모를 찾은 거야?" 내가 물었다.
세린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리 엄마야."
여자가 웃었다. "똑똑하네. 맞아, 나는 너희 둘 다의 엄마야."
그 말에 세상이 흔들렸다. 우리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자매가 아니었다. 우린 친자매였다. 내가 다섯 살 때의 기억이 번개처럼 스쳤다. 엄마의 울음소리, 아빠의 분노, 그리고 어떤 여자가 아기를 안고 우리 집에 오는 모습.
비밀은 때로 거울과 같다. 우리가 그토록 다르다고 믿었던 순간에도, 사실은 같은 물줄기에서 나온 두 방울의 물이었다. 세린의 손을 꼭 잡았다. 이제 우리는 진실을 마주하고 있었다. 자매라는 이름의 비밀 뒤에 숨겨진,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