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비밀: 20층 그 너머
엘리베이터 버튼에는 19층까지만 있었다. 그런데 왜 우리 회사 건물은 밖에서 보면 분명 20층인 걸까? 입사한 지 5년 만에 처음으로 드는 의문이었다.
그날 밤, 야근을 하던 나는 커피를 마시러 나왔다가 청소부 아저씨가 비상계단 쪽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의 손에는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특이한 모양의 열쇠가 들려 있었다.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당황한 듯 서둘러 열쇠를 주머니에 넣었다. 그렇게 별 생각 없이 넘어갔을 텐데, 그의 작업복 소매에 묻은 형광색 물질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저, 혹시 20층이 있나요?"
아저씨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젊은 양반, 궁금한 게 있으면 그냥 물어보지 말고 직접 찾아보는 게 어때요?"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그의 대답은 마치 초대장처럼 느껴졌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사무실로 돌아가 짐을 챙긴 후, 전에는 한 번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19층까지 올라간 후에도 계단은 계속되었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를 때마다 형광색 물질의 흔적이 점점 뚜렷해졌다.
20층 문 앞에 섰을 때, 나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었다는 것을 알았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천천히 문을 열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내 상상을 완전히 뛰어넘었다.
거대한 공간에는 수십 개의 모니터가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각 화면에는 우리 회사 직원들의 일상이 실시간으로 비춰지고 있었다. 내 자리도 보였다. 그리고 놀랍게도 화면 속의 나는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뒤늦게 깨달았다. 회사의 모든 결정, 승진, 해고가 여기서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업무 능력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에 들고 안 들고의 문제였다. 테이블 위에는 다음 주 인사 발령 명단이 놓여 있었고, 거기에는 '김부장 – 권고사직'이라는 글자가 선명했다. 김부장은 내게 유일하게 잘해주던 상사였다.
갑자기 등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궁금증이 해소되었나요?"
돌아보니 청소부 아저씨가 아닌, 우리 회사 대표이사가 서 있었다. 형광색 표시가 된 작업복 소매가 눈에 들어왔다.
"이제 당신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20층의 일원이 되거나... 아니면..."
그의 미소가 형광등 아래서 기괴하게 빛났다. 내 이름이 적힌 새 명함을 내밀며 그가 속삭였다. "모든 회사에는 비밀이 있는 법이죠. 우리의 비밀을 지킬 준비가 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