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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귀신

사진 속 귀신: 렌즈가 본 것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그 사진첩을 발견했다. 장롱 깊숙한 곳에 자물쇠로 잠긴 채 숨겨져 있던 오래된 가죽 앨범. 열쇠는 할머니의 낡은 브로치 안에서 찾았다. 사진첩을 펼치는 순간, 희미한 먼지 냄새와 함께 무언가 차가운 것이 내 목덜미를 스쳐 지나갔다.

첫 장에는 할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이 있었다. 1950년대로 보이는 흑백사진. 그러나 할머니 옆에는 희미한 얼굴 윤곽만 남은 인물이 있었다. 뒷면에는 "영희와 함께"라고 적혀 있었다. 영희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 없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비슷한 사진들이 나왔다. 할머니와 함께 있는 희미한 인물. 그러나 사진이 최근의 것일수록 그 인물은 더욱 선명해졌고, 할머니는 점점 희미해져 갔다.

엄마에게 영희가 누구냐고 물었다. 엄마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 이름은 어디서 들었니?" 할머니의 사진첩을 보여주자, 엄마는 놀란 눈으로 사진을 훑어보더니 떨리는 손으로 사진첩을 덮었다. "영희는... 할머니의 쌍둥이 언니였어.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죽었다고 해. 하지만 할머니는 평생 영희가 자신과 함께 있다고 믿으셨지."

그날 밤, 꿈에서 할머니를 만났다. 젊은 모습이었다. 옆에는 할머니와 똑같이 생긴 여자가 있었다. "네가 마침내 우리를 발견했구나," 할머니가 말했다. "영희는 항상 나와 함께였어. 카메라만이 그녀를 볼 수 있었지." 영희가 미소를 지었고, 그 얼굴은 내가 아는 할머니의 얼굴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깨어난 후, 창가에 놓아둔 사진첩이 열려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본 적 없는 새로운 사진 한 장이 있었다. 할머니와 영희가 나란히 서서 미소 짓고 있었다. 둘 다 선명했다. 뒷면에는 어제 날짜와 함께 "드디어 함께"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필체는 할머니의 것이 아니었다.

스마트폰으로 그 사진을 찍었다. 화면을 확인했을 때, 내 심장이 얼어붙었다. 사진 속에는 할머니와 영희뿐만 아니라, 그들 뒤에 서 있는 희미한 내 모습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내 어깨 너머로 누군가 이 글을 함께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