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게임: 남사친의 위험한 제안
나는 죽을 뻔한 적이 많았지만, 남사친의 제안으로 숲에 들어간 그날처럼 죽음이 가까웠던 적은 없었다. "그냥 간단한 생존 게임이야. 우리 둘 다 혼자서 24시간 버티는 거야. 자연인처럼!" 민준의 눈은 반짝였고, 나는 우정이라는 미명 하에 그의 말에 넘어갔다.
새벽 안개가 자욱한 숲에 들어서자 냉기가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가 가늘게 진동했다.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민준은 내게 엄지를 치켜세우고는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생존 키트 하나와 물 한 병, 우리의 위치를 알려주는 응급 버튼이 달린 스마트워치. 그게 전부였다.
처음 몇 시간은 쉬웠다. 개울가에 자리를 잡고 그럴듯한 피난처를 만들었다. 중학교 때부터 남사친으로 지내온 민준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이 게임의 규칙은 혼자서 버티는 것이었다. 민준은 항상 이런 스릴을 즐겼다. 대학에 와서도 우리의 관계는 변함없었다. 때로는 그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우린 그 선을 넘지 않았다.
해가 질 무렵, 먹구름이 몰려왔다.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내 피난처는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숲은 순간 낯선 미로로 변했다. 방향을 잃은 채 비에 흠뻑 젖어 떨고 있을 때, 스마트워치의 응급 버튼을 누르려던 찰나, 작은 빛이 보였다.
민준의 야영지였다. 그는 놀랍도록 견고한 피난처를 만들어놓고 있었다. "규칙 위반이야," 그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지만, 비에 젖은 나를 보고 망설임 없이 안으로 들였다. "항상 이래, 너는. 준비성 제로." 그의 말이 가슴에 콕 박혔다. 10년 가까이 친구로 지냈지만, 그의 말은 때때로 가시처럼 아팠다.
밤이 깊어갔다. 좁은 공간에서 우리는 담요 하나를 나눠 덮었다. "이거 알아? 사실 나 여기 지형을 미리 다 조사해 왔어." 그의 고백에 나는 놀라지 않았다. 민준은 항상 한 발 앞서 있었다. "왜 나를 이런 게임에 끌어들인 거야?" 내 질문에 그는 오랫동안 침묵했다.
"네가 위험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고 싶었어." 그의 대답은 의외였다. "우리가... 함께할 수 있을지 테스트하고 싶었던 거야. 이런 극한 상황에서도." 민준의 눈이 흔들렸다. 갑자기 우리 관계의 모든 틈새가 드러났다.
새벽녘, 비가 그쳤다. 시간은 아직 4시간이 남았지만, 우리는 원래 출발 지점으로 함께 걸어 나왔다. 생존 게임은 끝났지만, 우리 사이에 새로운 게임이 시작된 것 같았다. 숲을 빠져나오는 길, 민준은 조용히 내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어쩌면 위험 속에서만 드러나는 진실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사친이라는 안전한 경계를 벗어나 우리는 처음으로 생존 이상의 무언가를 배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