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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노래

소개팅의 마지막 노래

"내가 부른 노래로 사람이 죽었어."

소개팅 자리에서 그녀가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아직 손도 대지 않은 채 얼음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카페의 부드러운 재즈 선율과 대비되는 그녀의 무거운 고백에 나는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웃지 않았다.

"농담 아니에요."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작년 이맘때, 노래방에서 불렀던 노래가 마지막이었어요. 그 사람에게는."

소개팅 상대가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꺼낼 줄은 몰랐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이 흐릿해 보였다. 그녀는 천천히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계속했다.

"그날은 이전 소개팅이었어요. 우리는 웃고 떠들다가 노래방에 갔죠. 제가 '가을 아침'을 불렀는데, 그가 갑자기 숨을 못 쉬기 시작했어요. 알고 보니 중증 천식이었는데, 발작이 일어났던 거죠. 병원까지 가는 동안..."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침묵했다. 카페의 스피커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4분 33초'라는 침묵의 곡이 흐르고 있었다.

"그 후로 노래를 부르지 않아요. 소개팅도 오랜만이에요. 제 목소리가 독이 될까 봐 두려워요."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차가웠다. 마치 오랫동안 얼어있던 것처럼.

"당신 목소리는 독이 아니에요. 우연이었을 뿐이죠."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눈물에 젖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제가... 오늘 처음 만난 당신에게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더 이상 숨기고 싶지 않았나 봐요."

나는 주머니에서 작은 노트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여기 보세요."

노트에는 '천식 응급 대처법'이 적혀 있었고, 내 명함이 꽂혀 있었다. 응급의학과 의사라는 직함이 선명했다.

"노래는 생명을 구하기도 해요. 제 친구는 노래를 부르던 중 발견한 목의 이상으로 초기에 암을 발견했죠. 당신의 노래가 누군가에게 다시 희망이 될 수도 있어요."

그녀의 눈에서 다른 종류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카페의 스피커에서는 어느새 새로운 노래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작은 허밍을 시작했다. 그것은 나에게 들려준 첫 번째 멜로디였고, 우리의 이야기가 이제 막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