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타기 게임: 언제까지 패배자로 남을 건가
그녀가 메시지를 읽고 나서 정확히 3분 11초가 지났다. 나는 그 시간 동안 세 번 화면을 껐다 켰고, 두 번 앱을 닫았다가 열었으며, 한 번 비행기 모드를 켰다가 껐다. 썸타기의 법칙에 따르면, 지금 답장하면 필사적으로 보일 것이고, 더 기다리면 무관심해 보일 것이다. 완벽한 타이밍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여전히 그것을 찾고 있었다.
"답장 빨리 오면 좋아한다는 거 아냐?"라고 현우가 맥주잔을 들며 물었다. 우리는 퇴근 후 만난 술집에서 각자의 썸 상대에 대한 전략을 논의 중이었다. 형광등 불빛 아래 현우의 얼굴은 지친 사람처럼 보였다. 그도 나와 같은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게 문제야. 너무 빨리 답하면 '이 사람 나한테 관심 많네' 하고 우위를 점하거든. 썸은 누가 더 덜 좋아하는 사람인지 경쟁하는 거야." 내 말에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모두 게임의 규칙을 알고 있었다.
스마트폰 화면이 밝아졌다. 그녀가 마침내 답장을 보냈다.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요? 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숨이 멎는 느낌이었다. 이것은 게임의 규칙을 깨는 직진이었다. 보통 썸에서는 이런 명확한 제안을 하지 않는다. 미끼일까? 함정일까? 아니면 정말로 나에게 관심이 있는 걸까?
"보여줘봐." 현우가 내 폰을 가로챘다. "와, 이건 완전 직구네. 답장 어떻게 할 거야?"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20분 후에 '좋아요, 어디서 만날까요?'라고 할까 생각 중이야."
"또 그 타이밍 게임이야? 그냥 솔직해지면 안 돼?" 현우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묻어났다.
나는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차가운 액체가 목을 타고 내려갔다. "그러다 나만 좋아하게 되면 어떡해? 항상 더 좋아하는 쪽이 손해보잖아."
현우는 한숨을 쉬며 자기 폰을 꺼냈다. 화면에는 한 달 전 그가 고백했던 여자와의 마지막 대화가 열려 있었다. "나 많이 생각해봤는데, 우리 그냥 좋은 친구로 지내는 게 좋을 것 같아." 그 여자의 마지막 메시지였다.
"봐, 내가 너무 솔직했잖아." 현우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때 내 폰이 다시 울렸다. "사실 오늘 만나서 할 말이 있어요. 우리 계속 이렇게 썸만 탈 건가요? 저는 당신이 정말 좋아요. 게임 그만하고 진지하게 만날 수 있을까요?"
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것은 게임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였다. 누군가는 먼저 용기를 내야 했고, 그녀가 그 사람이 되었다. 나는 스크린을 응시하며 생각했다. 계속 게임을 할 것인가, 아니면 드디어 진짜 감정을 받아들일 것인가.
내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떨렸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타이핑을 시작했다: "지금 당장 갈게요. 나도 당신이 정말 좋아요."
현우의 눈이 커졌다. "너 정말 보내는 거야?"
나는 웃으며 전송 버튼을 눌렀다. 때로는 게임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이 게임을 그만두는 것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