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썸의 노래
그가 노래하기 시작한 순간, 그것이 내게 향한 썸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이어폰 한쪽만 귀에 꽂은 채 그의 목소리를 훔쳐들었다. 카페 구석에서 기타를 품에 안은 채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는 시나몬 향이 진한 이 공간에서도 유독 달콤하게 번졌다. 그가 나를 보며 미소 짓는 것 같았지만, 눈이 마주치면 서둘러 시선을 피했다. 이것이 바로 '썸'이라는 것인가.
"왜 그 남자 노래만 들으면 자꾸 설레는지 모르겠어." 은지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녀의 답은 간단했다. "그게 바로 썸이지, 바보야."
매주 금요일 저녁, 그의 공연을 보러 같은 자리에 앉았다. 세 번째 금요일, 그는 내게 다가와 물었다. "제 노래 어떤가요?"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았다. "좋아요, 특히 두 번째 곡이요." 솔직한 내 대답에 그는 활짝 웃었다. "그 노래는 특별한 사람을 위해 쓴 거예요."
썸이라는 건 이렇게 서로에게 다가가고 물러나기를 반복하는 춤사위 같았다. 그의 노래 속에서 나를 찾고, 그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읽어내려 애쓰는 시간. 하지만 누구도 먼저 확실한 말을 꺼내지 않았다.
다섯 번째 금요일, 그가 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창가에 앉아 커피 마시는 그대, 이어폰 한쪽만 꽂고 날 훔쳐보는 그대..." 순간 카페의 모든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는 노래 중간에 말했다. "이 노래의 제목은 '썸타기'입니다. 매주 금요일 저를 보러 오시는 분께 바칩니다."
그날 밤, 그에게서 문자가 왔다. "다음 공연은 다른 카페에서 해요. 주소 보내드릴게요. 올 수 있나요?" 가슴이 두근거렸다. "네, 갈게요." 답장을 보냈다.
다음 주 금요일, 설레는 마음으로 문자로 받은 주소를 찾아갔다. 하지만 그곳은 카페가 아닌 한적한 공원이었다. 벤치에 앉아 기타를 치고 있는 그를 발견했다. 내가 다가가자 그가 노래를 시작했다. "'썸타기'가 끝나고 이제 진짜 시작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는 내가 처음 온 날부터 "오늘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 같아"라고 일기장에 적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매주 새로운 노래를 작곡했다. 모두 나를 위한 노래였다.
첫사랑의 감정을 노래로 표현한 그와 그 노래에 설렌 나의 이야기. 우리의 썸은 이렇게 노래가 되어 영원히 남았다. 지금도 가끔, 라디오에서 그의 노래가 흘러나올 때면, 나는 그때의 썸타기를 기억한다. 첫 만남, 첫 설렘,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우리만의 멜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