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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타기운동

썸타기 운동: 심장의 마라톤

그의 심장박동이 운동할 때보다 더 빠르게 뛰는 건, 오직 그녀가 체육관에 들어설 때뿐이었다. 강현우는 러닝머신 위에서 속도를 올렸다. 땀방울이 이마에서 목덜미로 흘러내렸지만, 그의 시선은 정면의 거울을 통해 몇 대 뒤의 기구에 오르는 그녀를 향해 있었다. 김소연. 3개월째 같은 시간에 나타나는 여자. 3개월째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여자.

"오늘은 달라질 거야," 현우는 중얼거렸다. 트레이너가 추천한 '운동 루틴을 공유하며 대화 시작하기'라는 작전을 시도할 생각이었다. 현우는 러닝머신에서 내려와 물병을 집어들었다. 소연이 있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는 그 순간, 심장은 400m 달리기를 마친 것처럼 뛰었다.

"혹시... 그 운동법에 대해 물어봐도 될까요?" 현우의 목소리는 원래보다 반음 높았다. 소연은 이어폰을 빼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현우의 심장은 순간 정지했다가 다시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 최고 강도의 크로스핏보다 더한 심장 운동이었다.

"물론이죠. 이건 복부와 허리 코어를 동시에 강화하는 동작이에요." 소연의 목소리는 현우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부드러웠다. 그녀가 동작을 설명하는 동안, 현우는 자신의 심장소리가 체육관 전체에 울려퍼지는 것 같았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의 '썸타기 운동'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운동 루틴을 공유하고, 단백질 쉐이크 레시피를 주고받고, 주말 등산을 함께 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문자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는 시간이 플랭크 자세를 1분 유지하는 것보다 고통스러웠다. 눈빛이 마주칠 때마다 버피 50개를 한 것보다 숨이 가빴다.

"우리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썸만 탈 거예요?" 등산 정상에서 소연이 갑자기 물었다. 현우는 물을 마시다 켁켁거렸다. 그는 소연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사실... 고백하려고 오늘 이것 준비했어요." 현우는 배낭에서 조심스럽게 작은 상자를 꺼냈다. 소연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커플 피트니스 트래커가 들어있었다. "함께 운동하면서... 다른 것도 함께하고 싶어요."

소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 참 독특하네요. 3개월 동안 저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사실... 당신이 러닝머신에서 나를 지켜보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내 가장 강렬한 유산소 운동은 당신이 내게 다가올까 기다리는 시간이었어요."

그날 밤, 현우는 피트니스 트래커를 확인했다. 심박수 그래프가 산맥처럼 오르내렸다. 소연에게 굿나잇 문자를 보내고 답장을 받았을 때의 심박수가 가장 높았다. 그는 깨달았다. 어떤 운동도 썸타기만큼 심장을 단련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 그들의 진짜 마라톤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