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타는 취업: 회사에서 만난 당신
"네 이력서는 모든 면접관의 마음에 들었어. 하지만 내 마음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
김부장의 문자를 읽는 순간, 내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세 번의 면접을 거치며 간절히 원했던 대기업 취업. 그 마지막 관문에서 나는 부장님과 미묘한 '썸'이라는 감정의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첫 면접에서 그는 내 답변에 미소 지었고, 두 번째 면접에서는 내 농담에 유일하게 웃어주었다. 세 번째 면접, 그는 내 손목시계를 알아보며 "좋은 취향이네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면접이 끝난 후,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그가 건넨 명함. "궁금한 점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세요."
직장 내 로맨스? 아니, 그건 아직 시작도 안 한 직장이었다. 하지만 취업과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 미묘한 균형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나는 그의 관심이 내 능력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죄송하지만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 됩니다." 용기를 내어 답장을 보냈다.
곧바로 온 답장에는 "오늘 저녁 8시, 회사 근처 카페에서 최종 인터뷰를 하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카페의 어두운 조명 아래, 그는 공식적인 정장 차림이 아닌 캐주얼한 셔츠를 입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내 이력서와 함께 와인 두 잔이 놓여 있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두 가지가 있어요. 능력과 적응력." 그의 목소리는 낮고 진지했다. "당신의 능력은 충분히 증명됐어요. 하지만 우리 회사 문화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나는 와인잔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이런 식의 '적응'이 모든 지원자에게 요구되는 건가요?"
그의 눈이 잠시 흔들렸다. 침묵이 흘렀다.
"사실..."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것은 테스트예요. 당신이 부적절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기 위한."
순간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이것은 썸도, 로맨스도 아니었다. 마지막 인성 테스트였던 것이다.
"축하합니다. 합격입니다." 그가 손을 내밀었다. "우리 회사는 윤리적 딜레마 앞에서도 자신의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나는 김부장에게서 온 또 다른 메시지를 받았다. "공식적인 합격 통보는 내일 HR팀에서 갈 겁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같은 회사 사람이 되었으니, 진짜 저녁 식사 한번 해도 될까요?"
내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망설였다. 취업과 썸타기 사이, 그 경계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