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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고백

아내의 고백: 그림자 속의 진실

"당신은 내가 죽였어요."

아내가 말했다. 찻잔을 내려놓는 그녀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저녁이 끝나고 식탁을 정리하던 평범한 시간, 갑작스러운 고백이 방 안의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윤주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눈빛만은 단단했다.

"누구를?"

내 목소리는 낯설게 들렸다. 십 년 동안 같은 침대에서 잠들었던 여자가, 방금 살인을 고백했다.

윤주는 손가락으로 찻잔 테두리를 쓸었다. 그녀의 붉은 매니큐어가 백색 도자기 위에서 피처럼 반짝였다.

"희준이요. 당신 친구... 그 사람이 내게 했던 일을, 당신은 알지 못해요."

희준. 대학 동기이자 내 가장 오랜 친구. 세 달 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는 그 남자.

윤주는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냈다. 내가 출장 중이던 날, 희준이 찾아왔던 일. 그가 술에 취해 그녀를 밀어붙인 순간들. 반복된 협박과 공포의 밤들. 그리고 마지막 날, 그녀가 그의 음료에 섞었던 것.

"심장약이었어요. 그의 지갑에서 봤죠. 그 약을 과다복용하면... 심장마비처럼 보인다고 했어요, 인터넷에."

거실 창문 밖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유리에 부딪히는 소리가 윤주의 말을 배경음악처럼 감쌌다. 누군가의 죽음을 고백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이상할 정도로 차분했다.

"왜 지금 말하는 거야?"

윤주는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 "더 이상 비밀을 안고 살 수 없어서요. 당신에게 거짓말하는 매일이 지옥 같았어요. 그리고... 경찰이 수사를 재개한다고 해요. 희준의 부검 결과에 의문점이 있대요."

침묵이 우리 사이를 가득 채웠다. 머릿속으로 기억의 조각들을 맞추고 있었다. 희준의 장례식에서 이상하게 차분했던 윤주. 최근 들어 자주 꾸던 악몽들. 그리고 희준이 생전에 내게 했던 이상한 말들.

"난 널 믿어." 내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경찰에게는 자수하지 마."

윤주의 눈이 커졌다. "무슨 말이에요?"

내 손이 주머니 속 작은 녹음기를 꽉 쥐었다. 오늘 밤의 대화를 담은 증거. 테이블 위로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왜냐하면, 당신은 정말로 그를 죽이지 않았으니까." 내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희준은 자살했어. 내가 그를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했어. 그리고 자신의 죽음이 심장마비로 위장되길 원했지."

윤주의 얼굴에서 핏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럼... 당신은 알고 있었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네게 한 일을. 그가 그렇게 죽을 거라는 것도. 하지만 난 너의 고백이 필요했어. 네가 나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빗소리가 점점 거세졌다. 윤주의 고백과 내 비밀이 빗물처럼 창문을 타고 흘러내렸다. 진실은 때로 그림자 속에 숨겨두는 것이 서로를 보호하는 방법임을, 우리는 그날 밤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