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아내: 그녀는 여전히 내 옆에 있다
아내가 떠난 지 정확히 일 년째 되는 날, 나는 그녀의 옷장을 열었다. 라벤더 향이 여전히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그녀의 존재는 사라졌지만, 부재는 오히려 더 강렬하게 집 안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었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드레스를 입혀달라고 했잖아." 검은 원피스를 꺼내며 중얼거렸다. 손가락으로 천을 쓸어내리자 실크 원단이 물결처럼 흘러내렸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이 드레스를 입었던 날, 우리는 결혼 15주년을 기념했었다. 와인 한 방울이 소매에 떨어져 만든 작은 얼룩이 아직도 그대로였다.
장례식장에서 그녀의 얼굴에 마지막 입맞춤을 했을 때, 그건 마치 차가운 대리석에 키스하는 것 같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이별이란 단어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되었다. 이별은 순간이 아니라 영원히 이어지는 과정이었다. 매일 아침 깨어나 그녀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기억해야 했고, 매일 밤 텅 빈 침대에 누워 그녀의 숨소리를 듣지 못하는 침묵과 화해해야 했다.
주방에서 커피를 내리며, 그녀가 늘 하던 방식대로 했다. 원두 두 스푼, 물 한 컵 반. 텔레비전을 켜고 그녀가 좋아하던 프로그램이 여전히 방영되고 있는지 확인했다. 그녀의 안경이 여전히 소파 옆 테이블에 놓여 있었다. 마치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는 사이 그대로인 것처럼.
친구들은 내게 새 출발을 하라고 권했다. 그녀의 물건들을 정리하고, 아마도 새로운 만남을 시작해보라고. 하지만 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어떻게 15년의 결혼생활이, 23년의 사랑이 단지 '정리'될 수 있는지. 이별은 끝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 관계의 새로운 형태일 뿐이었다.
거실 선반 위에 놓인 우리의 결혼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미소가 여전히 내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오늘 저녁에 뭐 먹을까?" 나는 빈 공간에 물었다. 대답은 없었지만, 그녀라면 뭐라고 했을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항상 첫눈을 좋아했다. 내가 커튼을 열어두는 이유다. 이렇게 그녀가 볼 수 있도록. 이별은 그녀를 데려갔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의 남편이었다. 아내가 없는 남편. 존재하지 않는 아내의, 여전히 존재하는 남편.
오늘 밤, 일 년 전처럼, 나는 그녀의 반쪽 침대에 그녀의 베개를 안고 누울 것이다. 그리고 내일 아침, 나는 다시 한번 그녀와 이별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사랑이 영원하다면, 이별도 영원할 수밖에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