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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로맨스

잊혀진 아내, 새로운 로맨스

그녀의 향기를 처음 알아차린 순간, 나는 그것이 내 아내의 것임을 깨달았다. 익숙하지만 잊고 살았던, 아침 햇살처럼 따스했던 그 향기.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 좁은 공간에서 문득 느껴진 그 향기 때문에 나는 숨을 멈췄다.

"당신 괜찮아요?" 머리를 들어 마주한 그녀, 내 아내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17년의 결혼 생활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미소로. 검은 스카프와 회색 코트 차림의 내 아내는 마치 처음 만난 듯 어색하게 웃었다. 내 옆에 있는 낯선 남자를 향해.

나는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유리에 비친 내 얼굴은 피곤했고, 넥타이는 비뚤어져 있었다. 쇳소리가 울리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아내와 그 남자는 나란히 걸어 나갔다. 그들의 손이 스치는 것을 보았다. 의도적이었으나 우연을 가장한, 오래된 연인들의 제스처.

집으로 돌아온 저녁, 아내는 평소와 다름없이 식탁에 앉아 있었다. "오늘은 어땠어?" 그녀가 물었다. 일상적인 질문, 평범한 저녁. 마치 아침에 있었던 일이 환상이었던 것처럼.

"괜찮았어. 당신은?" 내가 물었다.

"별일 없었어." 그녀의 대답은 빨랐다. 너무 빨랐다.

다음 날, 나는 일부러 그 시간에 아파트를 나섰다. 그리고 그 다음 날도. 매일 아침, 엘리베이터에서 아내와 그 남자를 마주쳤다. 그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동네 주민 중 하나로만 여겼다. 우리가 17년간 함께 살아온 집을 떠나는 아내를 매일 보는 아이러니. 나는 그저 아내의 일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삼 주가 지난 어느 날, 나는 아내에게 물었다. "당신은 행복해?" 식탁에 앉아 와인을 마시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 질문에 그녀의 손이 살짝 떨렸다.

"그럼," 그녀가 말했다. "당신과 함께라서."

그날 밤, 우연히 아내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오늘도 그를 만났다. 매일 아침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그 남자. 처음에는 그저 지나치는 인연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시간이 내 하루의 전부가 되었다. 그는 내게 미소 짓고, 나는 말없이 미소로 대답한다. 우리는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지만, 이것이 로맨스라면... 나는 처음으로 로맨스를 경험하고 있는 걸까?'

다음 날 아침, 나는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다 아내를 마주쳤다. "여보, 오늘은 내가 데려다줄게." 놀란 그녀의 눈을 보며 말했다. 몇 초간의 침묵 후,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베이터 안, 나는 평소와 다르게 넥타이를 단정히 매고, 그녀가 좋아하던 향수를 뿌렸다. "오늘 예쁘네," 내가 말했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어색하게. 그녀의 눈이 나를 바라봤고, 17년 만에 처음 보는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번졌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우리의 로맨스는 끝난 게 아니라, 지금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