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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보드게임

아내의 보드게임: 우리가 둘이서 놓친 것

아내가 죽은 지 일주일 만에 그녀의 보드게임 컬렉션을 발견했다. 방 구석 옷장 뒤편, 내가 한 번도 열어본 적 없는 상자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먼지 한 점 없는 완벽한 상태의 열두 개 보드게임. 우리가 십오 년 결혼 생활 동안 단 한 번도 함께 하지 않았던 것들.

"당신은 항상 바쁘잖아," 그녀가 남긴 편지에는 이렇게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글자를 만지자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우리 침실 냄새와 섞인 옅은 종이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다. "처음에는 기다렸지만, 나중에는 기다리는 것도 포기했어."

첫 번째 상자를 열었다. '판도라의 상자'라는 이름의 미스터리 협력 게임. 두 명 이상, 소요 시간 60분. 그녀는 규칙서 옆에 노란 포스트잇을 붙여놓았다. "함께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언젠가..." 날짜가 적혀 있었다. 우리 결혼 2주년 때였다.

두 번째 상자는 '타임 스토리'. 규칙서는 접히고 펴진 흔적이 있었고, 플레이어 말 중 하나는 약간 닳아 있었다. 그녀는 혼자서 해봤던 걸까?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포스트잇에는 "진짜 시간 여행 같아. 당신과 가보고 싶은 시대가 있어." 우리 결혼 5주년 즈음의 날짜.

세 번째 상자, '팬데믹: 유산'. 여섯 개의 봉인된 봉투가 있었다. "위기 속에서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 결혼 9주년.

열두 개의 상자를 모두 열었을 때, 나는 아내가 포기하기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는지 알게 되었다. 마지막 게임의 포스트잇에는 날짜가 없었다. 단지 "이제 혼자서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만 남아있었다.

아내의 편지 마지막 부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내가 떠난 후에야 이 게임들을 발견하겠지. 당신이 내 세계에 관심을 가질 때쯤이면 나는 이미 없을 테니까. 하지만 괜찮아. 내가 이 게임들을 좋아했던 이유는 모든 게임에는 항상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다는 거야."

나는 소파에 앉아 그녀가 남긴 첫 번째 게임 상자를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규칙서를 펼쳤다. 우리 집 벽시계가 카운트다운을 하는 것처럼 들렸다. 마치 내게 주어진 새로운 게임이 시작되려는 듯이. 이번에는 상대가 없는, 혼자서 해야 하는 게임. 아내는 떠났지만, 그녀가 남긴 보드게임들 속에서 나는 우리가 함께 걸어갔어야 할 길을 홀로 따라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