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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부모님

아내의 부모님: 거울 속 미래

아내의 부모님이 우리 집에 오시는 날이면, 나는 항상 거울을 보며 미래의 내 모습을 본다. 오늘도 어김없이 현관 벨소리가 울렸고, 내 심장은 그것보다 더 크게 울렸다.

"여보, 왔어!" 아내가 반가운 목소리로 외치자 거실에는 순식간에 따뜻한 온기가 퍼졌다. 장인어른의 굵직한 기침 소리, 장모님의 가볍고 분주한 발소리. 그리고 비닐봉지 사각거리는 소리 - 틀림없이 계절 과일과 반찬들로 가득 찬.

식탁에 앉아 장인어른은 어김없이 자신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의 주름진 손가락이 공중에서 그리는 풍경 속에서 나는 40년 후의 내 모습을 본다. 아내는 그의 왼쪽에 앉아 그 이야기를 들으며 웃고 있었지만, 나는 그녀의 눈에서 미묘한 염려를 읽었다. 장모님은 부엌에서 쉴 새 없이 음식을 나르며 "많이 먹어요"를 연발했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그녀의 목에 선명한 주름이 드러났다.

"아이고, 허리야." 장모님이 의자에 앉으며 내뱉은 한숨. 아내는 재빨리 일어나 어머니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 순간 나는 30년 후의 내 아내를 보았다. 똑같은 제스처, 똑같은 걱정의 표정.

식사 중간, 장인어른이 약을 꺼내 드시는 모습. 물 한 잔을 조심스럽게 들이키며 작은 알약들을 삼키시는 그 모습은 내가 미래에 반복할 의식이리라. 장모님은 조용히 장인어른의 팔꿈치를 잡아 지지해주었다. 그 작은 접촉에 담긴 50년의 세월이 갑자기 내 가슴을 옥죄었다.

저녁이 끝나고 그들이 돌아갈 준비를 할 때, 나는 장인어른의 신발을 가져다 드렸다. 그는 몸을 숙이는 대신 의자에 앉아 발을 내밀었고, 장모님은 자연스럽게 그의 발에 신발을 신겨주었다. 그들의 움직임은 오랜 시간 함께한 사람들의 무언의 대화였다.

"다음에 또 올게요." 작별 인사를 하시며 장모님이 내 어깨를 토닥였다. 그 손길에서 내가 느낀 것은 단순한 애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당신도 이렇게 될 거예요"라는 침묵의 메시지였다.

아내의 부모님이 떠난 후, 나는 거실 벽에 걸린 거울 앞에 멈춰 섰다. 그 안에서 나는 오늘의 나와 미래의 나를 동시에 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내의 부모님은 우리의 미래였고, 우리는 그들의 과거였다. 모든 인생은 결국 이 순환 속에 있었다. 나는 아내를 바라보았다. 그녀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거울 속에서 우리의 눈이 마주쳤고, 그 안에서 나는 다음 50년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