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의 병원 일기: 반짝임 뒤에 가려진 상처
병원 복도의 형광등 불빛이 내 얼굴을 비추자, 간호사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 쏠렸다. 내가 아이돌 그룹 '스타라이트'의 메인보컬 주하라는 사실을 알아본 것이다. 마스크와 모자로 위장했지만, 소용없었다. 오늘도 비밀리에 입원해야 하는 현실이 목을 조여왔다.
「주하씨, 이쪽으로 오세요. 특실 준비해뒀어요.」 간호사장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눈빛에서 동정이 느껴졌다. 나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그녀를 따라갔다. 특실 문이 닫히자마자 긴장이 풀렸다. 여기서는 완벽한 아이돌 주하가 아닌, 그저 아픈 스물셋 여자애 김하은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창문 너머로 보이는 병원 정원의 벚꽃이 흩날렸다. 어제 음악방송에서 1위 트로피를 들고 있던 내가, 오늘은 병실 침대에 누워있다. 성대 결절 수술은 세 번째다. 의사는 한 달간 절대 침묵을 처방했지만, 다음 주에 컴백 무대가 예정되어 있다. 소속사에는 가벼운 감기라고 거짓말했다.
병실 TV에서는 우리 그룹의 예능 프로그램이 방영 중이었다. 화면 속 내가 환하게 웃으며 고음을 내지르고 있었다. 그 촬영 직후 화장실에서 피를 토했던 기억이 생생했다. 멤버들도 몰랐다. 아무도 몰랐다.
「김하은씨, 검사 결과가 나왔어요.」 문이 열리고 주치의가 들어왔다. 그의 표정이 무거웠다. 「이대로 계속하면 영구적인 성대 손상이 올 수 있어요. 최소 6개월은 쉬셔야 합니다.」
천장을 바라보며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여섯 살부터 꿈꿔왔던 무대, 수백 번의 오디션과 연습생 시절의 고통, 데뷔 후 겨우 잡은 인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온몸이 떨렸다.
그때 병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당황한 채로 눈물을 급히 닦아내고 「들어오세요」라고 말했다. 문이 열리고, 믿을 수 없게도 우리 그룹 멤버들이 모두 서 있었다. 맏언니 수진이 앞으로 나섰다.
「하은아, 다 알고 있어.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수진의 눈에도 눈물이 고여 있었다. 「너 혼자 끌어안지 마. 우리가 있잖아.」
멤버들은 내 침대 주위로 모여들었다. 막내 지원이가 작은 케이크를 내밀었다. 「언니, 오늘 데뷔 2주년이잖아. 여기서라도 함께 축하하고 싶었어.」
그 순간 깨달았다. 반짝이는 무대 위의 아이돌도, 차가운 병원 침대 위의 환자도 모두 나였다. 그리고 이 모든 여정을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걷고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그날 밤, 병실에서 조용히 노래를 불렀다. 내가 부를 수 없는 파트는 다른 멤버들이 채워주었다. 창문 너머로 벚꽃이 계속 흩날렸다. 아픔도, 빛나는 순간도, 모두 우리의 이야기의 일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