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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병원

애니의 병원 모험: 인형과 의사 사이

애니의 심장이 멈췄다. 아니, 애니의 심장 안에 있는 작은 시계 태엽이 멈춘 것이다. 병원 대기실의 형광등 아래, 열 살 소녀는 품에 안고 온 인형을 내려다보며 눈물을 참고 있었다.

"아빠, 애니가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어요?" 소녀의 목소리는 깨질 듯 가늘었다. 내가 고개를 저었을 때, 그녀의 눈에서 빗방울처럼 눈물이 떨어졌다.

소아과 의사가 된 지 십 년, 나는 무수한 아픈 아이들을 치료했지만, 지금 내 딸이 들고 있는 인형의 '질병'은 의대에서 가르쳐주지 않았다. 아내를 잃고 난 뒤, 유일하게 딸에게 남은 것은 이 낡은 애니 인형뿐이었다.

간호사 김씨가 마지막 환자를 보냈다는 신호를 보냈다. 대기실은 텅 비었고, 병원 복도에는 소독약 냄새와 함께 저녁의 고요함이 내려앉았다.

"애니를 살펴볼까?" 내가 딸의 손을 잡았다. 진료실로 들어가 인형을 검사대에 눕혔다. 청진기를 꺼내 인형의 가슴에 대보는 척했다. "음... 심각한 태엽염이네. 수술이 필요할 것 같아."

딸의 눈이 커졌다. "애니가... 아파요?"

"걱정 마. 의사 아빠가 있잖아." 인형의 등에 있는 작은 지퍼를 열었다. 내부에 태엽 장치가 있었고, 실제로 고장나 있었다. 육년 전 아내가 살아있을 때 사준 인형이었다. 태엽을 감으면 자장가를 불렀던 기억이 났다.

도구함에서 정밀 드라이버를 꺼내 작업을 시작했다. 딸은 숨을 참고 내 손길을 지켜보았다. 시계공이었던 할아버지에게 배운 솜씨로 태엽 장치를 조금씩 수리해 나갔다. 딸의 얼굴에서는 병원 냄새도, 어두운 밤도 사라진 것 같았다.

"거의 다 됐어... 여기서 이 부분만..." 마지막 나사를 조이고 태엽을 감았다. 작은 음악 소리가 인형에서 흘러나왔다.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자장가였다.

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애니가 다시 노래해요!"

그녀를 안아주며 깨달았다. 나는 하루 종일 아픈 아이들을 치료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치료는 이것이었다. 딸의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는 일.

"네 엄마가 많이 보고 싶구나." 딸의 머리카락에 키스했다.

딸은 애니를 꼭 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하늘나라 병원에서 아픈 천사들을 돌봐주고 있어요. 애니가 그렇게 말했어요."

그 순간, 병원의 불빛이 흐릿해 보였다. 아니, 내 눈에 눈물이 고인 탓이었다. 때로는 의사도 치료할 수 없는 상처가 있다. 하지만 오늘 밤, 우리는 함께 작은 기적을 만들었다. 낡은 인형 속 태엽처럼, 멈췄던 우리의 시간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