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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자매

애니의 가면: 진실과 거짓 자매의 초상

콘트라스트가 강한 흑백 사진 속에서 소녀는 늘 미소 짓고 있었다. 애니는 그 사진을 손에 쥐고 창가에 서 있었다. 엄마는 늘 "너희는 쌍둥이처럼 닮았어"라고 말했지만, 그녀는 그 말이 거짓임을 알고 있었다.

사진 속 소녀의 눈은 깊고 검었다. 나와는 다른 눈이었다. 나는 회색 눈동자를 가졌고, 그녀는 검은색이었다. 단지 머리카락 색과 얼굴 윤곽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어째서 우리는 자매라고 불려야 했을까. 애니는 창틀에 손가락을 가볍게 두드리며 사진 속 소녀를 응시했다.

"오늘도 그 사진을 보고 있구나." 엄마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방에 들어오는 발소리도 듣지 못했다. 애니는 흠칫 놀라 사진을 치마 주머니에 밀어 넣었다.

"언니가 보고 싶어서..." 애니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창문 너머로 늦가을의 찬 바람이 불어왔다. 마른 나뭇잎들이 마당을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었다. 애니의 자매 민희는 5년 전 그날, 이런 바람 부는 날 사라졌다. 경찰은 수색을 했고, 포스터가 마을 곳곳에 붙었지만, 아무도 그녀를 찾지 못했다.

"오늘은 민희의 생일이잖아..." 엄마의 목소리가 떨렸다. "케이크를 준비했어."

애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매년 똑같았다. 민희가 없는 생일 파티. 불어도 꺼지지 않는 촛불. 엄마의 눈물. 그리고 애니의 죄책감.

저녁 식탁에 앉아 케이크를 바라보며, 애니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오르는 진실을 느꼈다. 그녀는 항상 알고 있었다. 그날의 진실을. 자매끼리의 다툼, 밀치는 순간, 계단에서의 추락, 그리고 그 후의 침묵.

"네가 언니라면 좋겠다." 어릴 적 민희가 했던 말이 귀에 맴돌았다. "애니는 항상 완벽하잖아."

엄마가 식탁 위에 민희의 사진 옆에 촛불을 켰다. "민희야, 생일 축하한다."

애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엄마의 놀란 얼굴을 뒤로하고 자신의 방으로 달려갔다. 서랍을 열고 오래된 일기장을 꺼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다.

"오늘부터 나는 애니야. 민희는 이제 없어. 엄마는 내가 애니라고 생각해. 나도 이제 그렇게 믿기로 했어. 하지만 거울 속의 나는 여전히 민희의 눈으로 나를 바라봐."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애니는 마당 끝에 서 있는 소녀의 모습을 보았다. 회색 눈동자를 가진 소녀. 그것은 마치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아니, 그것은 진짜 애니였다. 5년 전, 그 사고의 날부터 민희가 되어버린 자신이 아닌, 진짜 애니였다.

일기장을 가슴에 안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적었다. "진실은 때로 거울처럼 양면을 가지고 있어. 나는 자매의 얼굴을 한 채 자매의 삶을 살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