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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귀신

여름의 귀신: 해변의 방문객

해변에서 다른 사람들의 발자국이 모래에 찍힐 때, 내 옆의 발자국은 주인이 없었다. 그날은 여름의 정점, 8월의 마지막 주말이었다. 태양은 피부를 태우고, 에어컨은 고장났으며, 해변은 유일한 탈출구였다. 몸에 달라붙는 짠 공기가 폐 속으로 침투했고, 차가운 파도가 발목을 간지럽혔다.

처음 그녀를 발견했을 때, 나는 그것이 환영이라고 생각했다. 열기에 지친 뇌가 만들어낸 착각. 하얀 원피스를 입은 소녀는 물가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주변의 누구도 그녀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길고 젖은 머리카락이 바람 없는 공기에서 이상하게 흔들렸다. 모래 위에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그녀는 움직였다.

"더워요?" 그녀가 갑자기 내게 물었다.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전 이제 더위를 느끼지 못해요."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내 곁에 앉았다. 그녀 주변의 공기는 서늘했고, 이상하게도 소금 냄새 대신 비 온 뒤의 흙냄새가 났다. "매년 이맘때쯤 돌아와요. 물에 빠진 날이거든요."

그녀는 손을 뻗어 내 얼굴 가까이 가져왔지만 닿지는 않았다. "당신은 나를 볼 수 있네요. 그건 당신도 곧..."

말을 끝맺지 않았지만,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소름이 돋았다. 그때 멀리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친구들이 음료수를 들고 돌아오고 있었다. 잠시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그녀를 보려 했지만, 이미 사라진 뒤였다.

그날 밤, 모텔 거울에 씻은 뒤 남은 물방울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깜빡이는 형광등 아래,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새하얀 얼굴이 보였다. 내 얼굴이 아니었다. 그녀였다. 입술이 움직였다.

"이제 알겠죠? 여름이 끝나기 전, 당신도 저와 함께..."

형광등이 꺼졌다 켜졌다. 그리고 그녀는 사라졌다. 거울에는 다시 내 모습만 있었다. 그날 밤 나는 마지막 여름 휴가를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그 해변에서 익사 사고가 있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피해자는 내가 앉아있던 바로 그 자리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내년 여름, 누군가 또 그 자리에 앉으면 그들은 두 명의 하얀 원피스 소녀를 보게 될까? 아니면... 내가 아직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나는 어떻게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