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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별

여름의 마지막 페이지: 이별이 피는 계절

그녀가 떠나기로 한 날은 여름이 가장 뜨겁게 타오르던 8월의 마지막 화요일이었다. 에어컨이 고장 난 버스 안에서 내 셔츠는 등짝에 달라붙었고, 창문 너머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모든 것이 녹아내리는 날씨였다. 우리의 관계처럼.

"이렇게 덥다가도 언젠가는 선선해지겠지." 그녀가 작은 손거울로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하며 말했다. 그 말이 우리의 끝을 예고하는 신호탄인 줄 몰랐다.

해변에 도착했을 때, 모래는 발바닥을 데울 정도로 뜨거웠다. 사람들은 바다와 태양 사이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웃음소리, 파도 소리, 아이스크림 트럭의 멜로디가 공기 중에 섞여들었다. 완벽한 여름날이었다. 이별하기에는 너무나 완벽한 날.

"우리 얘기 좀 해야 할 것 같아." 그녀가 바다를 응시하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파도 소리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내 심장은 그 말의 무게를 정확히 감지했다.

그녀는 9월부터 다른 나라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고 했다. 장학금을 받았고, 큰 기회라고. 날 데려갈 수 없다고. 아니, 데려가고 싶지 않다고. 그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여름 햇살보다 더 따갑게 내 피부를 태웠다.

"함께 갈 수 있잖아." 내가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젓기만 했다. "내 인생의 이 장은 혼자 써야 할 것 같아."

바다는 시끄럽게 우리의 침묵을 채웠다. 물속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나를 조롱하는 것만 같았다. 아이스크림은 손가락 사이로 녹아내렸고, 그 끈적임이 우리 사이를 더 어색하게 만들었다.

해변 위에 그려진 우리의 발자국은 밀려오는 파도에 하나씩 지워졌다. 이별은 그렇게 찾아왔다. 가장 뜨거운 계절에, 가장 차가운 방식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 창문 밖으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한여름의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며 붉은 물감을 하늘에 번지게 했다. 그녀는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잠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럴 수 있다는 걸 우리 둘 다 알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그녀의 빈 자리와 함께 깨어났다. 탁자 위에는 짧은 편지 한 장만이 놓여 있었다. "모든 여름은 끝이 오기 마련이야."

창밖으로 첫 가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여름이 끝나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의 이별이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