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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친썸타기

여사친의 썸타기: 위험한 줄다리기

그녀가 웃을 때마다 나는 그녀와 우정의 경계를 한 걸음씩 넘고 있었다. 위험한 줄 위에서 균형을 잡는 곡예사처럼, 나는 그 아슬아슬한 감정의 줄다리기를 즐겼다. 민지는 내 '그저 여사친'이었고, 우리는 3년간 그렇게 서로를 불렀다.

"오늘 저녁에 뭐 해?" 퇴근길에 그녀의 문자가 도착했다. 스마트폰 화면이 어둑한 지하철 안에서 유난히 밝게 빛났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문자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없던 반응이었다.

"아무것도. 왜?" 나는 최대한 무심하게 답장했다. 썸이란 항상 무심한 척하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것이 내 지론이었다.

"새로 생긴 와인바 가볼래? 취향저격일 것 같아." 그녀의 답장이 3초 만에 왔다.

우리는 홍대의 작은 골목, 빛나는 가로등 아래서 만났다. 민지는 평소보다 화장이 짙었고, 향수 냄새가 평소보다 진했다. 꾸민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그녀의 의도는 분명했다. 나 역시 머리를 셋팅하고 가장 좋아하는 셔츠를 입고 나왔다.

와인바 안은 낮은 재즈 음악이 흐르고, 조명은 주홍빛으로 얼굴을 감싸주었다. 우리는 이야기했다. 많이. 그동안 몰랐던 서로의 이야기들. 그녀가 첫사랑에 대해 말할 때, 그녀의 눈이 반짝이는 것을 보며 질투심이 일었다. 여사친에게 느끼는 질투. 이미 나는 선을 넘고 있었다.

"사실 너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어." 세 잔째 와인이 반쯤 비었을 때 그녀가 말했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런 전개는 드라마에서만 보던 것이었다.

"응?" 나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와인잔만 돌렸다.

"다음 주에... 소개팅 있어. 조언 좀 해줄래?" 시간이 멈췄다. 내 안의 어떤 기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당연하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지만, 목소리가 떨렸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가 내렸다. 우산을 나눠 쓰며 그녀가 물었다. "우리 이런 거 계속해도 될까?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넌 계속 내 친구로 있어 줄 거지?"

비가 내리는 소리와 함께 나는 깨달았다. 썸타기는 실제로 연인이 되기 위한 전초전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하나의 관계였다. 안전한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느끼는 설렘, 그 불안정한 상태를 즐기는 것. 그것이 썸이었다.

"물론이지." 나는 그녀의 어깨에 우산을 더 기울이며 대답했다. 그 순간, 나는 우리가 앞으로도 이 위험한 줄다리기를 계속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비가 그치지 않는 밤, 그녀의 향수 냄새가 우산 아래 가득했고, 나는 그 냄새를 기억하고 싶었다. 여사친으로 시작해 언제나 여사친으로 남을 그녀의 향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