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여행생존

여행의 끝에서: 생존의 기억

처음부터 그 여행이 죽음으로 이어질 것임을 알았다면, 나는 그 비행기에 결코 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안데스 산맥 위로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여섯 번째 밤을 맞이했다. 추락 후 살아남은 열다섯 명 중 이제 열 명만이 남았다. 그들의 시체는 눈 속에 파묻혀 있다. 우리의 미래도 그럴 것이다.

여행 책자에는 절대 써있지 않은 것들이 있다. 마지막 산소통을 두고 벌이는 몸싸움의 소리라든가, 영하 40도의 밤에 동상 걸린 발가락이 부러지는 느낌 같은 것들. 비상식량이 떨어진 지 사흘째,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본다. 우리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안다.

"호텔 예약했었는데," 마르코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오션뷰 스위트룸. 환불 안 해준대."

우리는 어색하게 웃었다. 웃음소리가 산에 메아리쳐 돌아오는 동안, 나는 지난 여름 괌에서의 휴가를 생각했다. 파란 바다, 따뜻한 모래, 칵테일 잔에 꽂힌 작은 종이 우산. 그때는 생존이란 단어가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셋째 날, 나는 다리에 금이 갔다. 다섯째 날, 마리아는 열병으로 죽었다. 어제는 호세가 단순히 눈을 감고 더 이상 뜨지 않았다. 여행 가이드는 누구도 이런 일정을 알려주지 않는다.

오늘 밤, 우리 중 한 명이 말했다. "살아남으려면 그들을 먹어야 해." 침묵이 우리 사이를 메웠다. 생존이란 때로 광기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어젯밤 라디오에서 미약한 신호가 잡혔다. 구조대가 수색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이 거대한 산맥에서 우리를 찾는 것은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는 것을. 생존은 이제 우리 손에 달려있다.

우리가 결국 선택한 것을 나는 여기 쓰지 않겠다. 다만 이것만은 말하고 싶다. 삶의 가장자리에 서면, 여행과 생존 사이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한지를. 여행 브로셔에는 결코 적혀있지 않은 진실, 인간의 본능이 얼마나 원시적이고 필사적인지를.

열흘째 되는 날, 지평선 위로 헬리콥터가 나타났다. 우리 중 일곱이 살아남았다. 세계는 우리를 "안데스의 기적"이라 불렀지만, 나는 안다. 우리가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 아니라 선택의 연속이었음을. 가끔 여행 사진첩을 넘기다 문득 생각한다. 모든 여행자는 본질적으로 생존자다. 단지 우리는 그 진실을 마주하는 강도가 다를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