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여행: 내가 잃어버린 아내
오늘 아침, 아내가 사라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그녀의 부재를 이제야 눈치챘다. 베니스의 좁은 골목길 어디쯤에서 그녀를 잃어버린 것 같다. 사실 언제부터 혼자였는지 확신이 없다. 아내가 내 인생에서 사라진 것이 오늘 아침이 처음은 아니었으니까.
10년 전, 우리는 신혼여행으로 베니스를 꿈꿨지만 결국 근교 해변으로 만족해야 했다. "언젠가는 꼭 베니스에서 곤돌라를 타자"는 약속을 매년 기념일마다 되풀이했다. 그러다 결국 우리의 열 번째 결혼기념일에 이 약속을 지키게 된 것이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날 우리는 베니스행 비행기 좌석에 나란히 앉아 있었지만, 각자 다른 여행을 떠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탈리아 8월의 태양은 뜨겁고 무자비했다. 산 마르코 광장의 비둘기 떼처럼 관광객들이 몰려들었고,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 나는 지도를 들여다보며 길을 찾았다. 그때 아내가 무엇을 말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저기 봐, 예쁘지 않아?"라고 했을까. 혹은 "잠깐 이 가게에 들어가보자"고 했을까. 그 순간 나는 호텔 예약과 일정에 정신이 팔려 있었고, 그녀의 말은 베니스의 수많은 소리 중 하나로 흘러갔다.
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홀짝이며 기다려 봐도 아내는 나타나지 않았다. 문자를 보내도 답장이 없다. 이상하게도 나는 공포보다는 고요함을 느꼈다. 우리 관계가 이렇게 될 것임을 어쩌면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미소가 언제부터 희미해졌는지, 우리의 대화가 언제부터 의무적이 되었는지 생각해본다.
주머니에서 빠져나온 영수증 한 장이 물결치는 운하 위로 날아간다. 그것은 어제 저녁 아내가 혼자 들어갔던 유리 공예품 가게의 것이다. 뒷면에는 서툰 이탈리아어로 메모가 적혀있다. "Mi dispiace. Ti ho amato." (미안해. 당신을 사랑했어.)
리알토 다리 위에 서서 붉게 물든 석양을 바라본다. 베니스의 건물들이 물에 비친 모습은 마치 뒤집힌 세계와 같다. 어쩌면 나는 지금까지 거꾸로 된 세상에서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아내가 보고 싶어했던 진짜 베니스는 보지 못한 채.
그녀의 여행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야 나 혼자만의 여행을 막 시작하는 중이다. 내일 아침, 나는 우리가 함께 예약했던 곤돌라에 혼자 오를 예정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베니스를, 그리고 내 삶을 제대로 보게 될 것이다. 때로는 누군가를 잃어버려야만 비로소 찾게 되는 것들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