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여행: 네 개의 세계를 걷다
최초의 편지가 도착한 건 내 서른번째 생일 아침이었다. 편지엔 단 한 줄만 적혀 있었다. "당신의 INFP는 여행을 원합니다." 발신인도 없고, 우표도 없었다.
다음 날, 두 번째 편지가 왔다. "당신의 ESTJ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날엔 "당신의 ENTP는 규칙을 깨려 합니다." 네 번째 날엔 "당신의 ISFJ는 돌아오고 싶어 합니다."
편지는 계속됐고, 나는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MBTI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한 사람이 네 가지 유형을 모두 가질 수는 없었다. 열흘째 되는 날, 마지막 편지와 함께 작은 열쇠가 배달됐다. "역에 있는 보관함을 열고 여행을 시작하세요."
호기심에 이끌려 역으로 향했다. 열쇠로 찾은 보관함 안에는 네 개의 다른 색깔 봉투가 있었다. 푸른 봉투에는 숲이 우거진 외딴 오두막의 주소와 '당신의 INFP를 만나러 가세요'라는 메모가 있었다. 빨간 봉투에는 도심의 한 사무실 주소와 'ESTJ'라는 글자가, 노란 봉투에는 유원지 티켓과 'ENTP'라는 글자가, 초록 봉투에는 내가 자란 고향 마을의 한 카페 주소와 'ISFJ'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첫 번째 목적지인 오두막에서 나는 나 자신의 일부를 만났다. 거기서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고, 숲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나를 발견했다. 내면의 세계에 빠져 지내던 청소년기의 나였다. 그는 내게 일기장 하나를 건넸다. "이제 네 안의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야 해."
도심 사무실에서는 완벽한 계획표와 목표 달성 차트를 만들어내는 또 다른 나를 발견했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밤낮없이 일했던 ESTJ의 나였다. 그는 내게 빽빽한 메모가 적힌 다이어리를 건넸다. "너는 이 모든 계획을 깨야만 해."
유원지에서는 규칙을 무시하고 '출입금지' 구역으로 들어가는 ENTP의 나를 만났다. 대학 시절, 모두가 가는 길 대신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 했던 나였다. 그는 내게 지도를 건넸지만, 그 위에는 아무 경로도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길은 네가 만들어."
마지막으로 고향 카페에서 ISFJ의 나를 만났다. 가족과 친구들을 돌보는 데 기쁨을 느꼈던, 어쩌면 내가 가장 잊고 싶었던 나였다. 그는 작은 사진첩을 건넸다. "네가 누구인지 잊지 마."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마지막 편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은 단 하나의 MBTI가 아닙니다. 당신은 모든 가능성의 여행자입니다." 창가에 앉아 그 편지를 읽으며, 나는 처음으로 온전한 나 자신을 느꼈다. 내일은 어떤 나로 여행을 떠날까? 창밖으로 무한한 길이 펼쳐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