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영상 속 귀신
클릭 한 번으로 시작됐다.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이 내게 보여준 '도시 폐건물 탐사' 영상이었다. 화면 속 남자는 어두운 복도를 비추며 중얼거렸다. "이 병원은 20년 전 화재로 폐쇄됐어요. 사망자가 많았다고..." 그의 목소리가 떨리는 순간, 화면 구석에 희미한 실루엣이 스쳐 지나갔다.
댓글창에는 "3:24초에 귀신 보인다"는 글이 넘쳐났다. 시간을 되돌려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호기심에 다른 영상들도 찾아보기 시작했다. 크리에이터 '고스트헌터'의 영상들은 모두 비슷했다. 폐건물, 떨리는 목소리, 그리고 항상 화면 구석에 나타난다는 '그것'.
내 직업은 영상 분석가다. 위조된 영상을 찾아내는 일이 내 일상이었다. 하지만 이 영상들은 달랐다. 프레임마다 분석해 보았지만, 편집의 흔적이 없었다. 그 흐릿한 형체는 마치 정말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열흘째 되는 날, 마침내 그 크리에이터의 신작이 올라왔다. '마지막 탐사'라는 제목이었다. "오늘은 특별한 장소입니다. 15년 전 철거된 초등학교 건물이죠." 그 순간 숨이 멎었다. 그곳은 내가 다녔던 학교였다. 불길한 예감이 등을 타고 올라왔다.
화면 속 남자는 어두운 교실을 지나 계단을 올랐다. 3층 끝 교실. 내가 6학년 때 사용했던 바로 그 교실이었다. "이 교실에서는 한 학생이 창문에서 떨어져 사망했다고 합니다." 식은땀이 흘렀다. 그 사건은 공식적으로는 사고였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알고 있었다. 박민수가 왜 그날 창가에 혼자 있었는지를.
카메라가 교실 창가를 비추는 순간, 시간이 멈추는 듯했다. 창가에 앉아 있는 소년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그의 얼굴이 천천히 카메라를 향해 돌아섰다. 댓글창이 미친 듯이 움직였다. "귀신이다!" "진짜 보인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그것은 귀신이 아니었다.
그것은 박민수였다. 내가 괴롭혔던 아이. 내가 그날 창가로, 더 나아가 창문 밖으로 밀었던 아이. 영상은 갑자기 끊겼다. 업로더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영상에서는 특별한 손님을 모실 예정이에요."
그날 밤,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아무도 없었다. 대신 바닥에는 작은 종이가 있었다. '고스트헌터 촬영 초대장'이라고 적혀 있었다. 종이를 집어들자 창문에 비친 내 모습 뒤로, 오래된 교복을 입은 소년의 실루엣이 어른거렸다. 그리고 귓가에 속삭임이 들렸다. "이번엔 네 차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