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영상노래

영상의 노래: 빛으로 쓴 멜로디

그 영상을 처음 본 순간, 내 귀에서 노래가 들렸다. 화면에는 아무런 소리도 없었는데도.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한 무명 아티스트의 영상이었다. 소리를 끈 채로 재생했는데, 이상하게도 멜로디가 들리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옆집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창문을 닫고 이어폰을 빼도 그 선율은 계속됐다. 영상 속 빛과 그림자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눈으로 보는 노래였다.

"이게 뭐지?" 혼잣말을 내뱉으며 나는 영상을 다시 재생했다. 해질녘 바다, 모래사장에 남겨진 발자국, 파도에 씻겨 나가는 흔적들. 카메라의 움직임은 마치 잘 짜인 안무처럼 리드미컬했다. 색감의 변화는 화음을 이루고, 편집의 템포는 박자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합쳐져 내 머릿속에서 완벽한 노래로 재구성되었다.

댓글을 확인했다. "소리 없이 봐도 노래가 들려요." "이게 공감각인가요?" "마치 색깔로 들리는 음악 같아요."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며칠 후, 용기를 내어 영상의 크리에이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당신의 영상에서 노래가 들립니다. 이것이 의도적인 건가요?"

그날 밤, 답장이 왔다. "저는 청각장애인입니다. 들을 수 없는 세상에서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상상하는 멜로디를 영상으로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들리나요?"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소리를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 만든 영상에서 노래가 들린다니. 나는 그에게 내가 들은 멜로디를 최대한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그것을 실제 음악으로 만들어볼 것을 제안했다.

세 달 후, 우리는 '보이는 노래'라는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그의 영상과 내가 그것에서 들은 음악을 결합한 작품이었다. 공개 직후 바이럴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보기 전에 노래를 들었을 때와, 노래를 듣기 전에 영상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어제는 한 신경과학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리의 프로젝트가 공감각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게 이것은 과학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경험하지만, 결국 같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증거니까.

오늘도 나는 새 영상을 본다. 소리는 끈 채로. 그리고 기다린다, 눈으로 듣는 노래가 마음속에서 울려 퍼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