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영상: 부모님의 모습은 배속재생된다
아버지의 손등에 있는 검버섯이 하룻밤 사이 커져 있었다. 오늘부터 영상 편집을 배우기로 한 날, 난 여전히 병원 오래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엄마는 간호사에게 아버지의 상태를 물었고, 난 휴대폰 화면에 담긴 아버지의 웃는 모습만 계속 돌려보았다. 두 달 전의 영상, 아직 건강했을 때의 모습.
"영상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아버지가 내게 카메라를 선물했을 때 하셨던 말씀이다. 그러나 지금 내 화면 속 아버지와 병실의 아버지는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 힘들었다. 영상은 거짓말을 한다. 시간을 멈추어 놓고 마치 영원할 것처럼 속삭인다.
편집 프로그램을 열었다. 코스 시작일은 오늘이지만, 난 이미 한 달 동안 독학했다. 아버지의 안색이 처음 나빠졌을 때부터였다. 아버지의 웃음소리, 엄마와 함께 정원에서 찍은 영상, 작년 생일 파티... 모든 영상을 모아 하나로 만들고 있었다. 완성되면 보여드리고 싶었다.
"감기인 줄 알았어요." 엄마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냥... 감기인 줄 알았는데..."
영상 속 아버지는 뒷마당에서 바베큐를 굽고 있었다. 엄마는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웃었다. 지금 엄마의 손은 아버지의 창백한 손을 꼭 쥐고 있다. 진실은 어느 쪽인가? 화면 속 생기 넘치는 부모님, 아니면 병원의 지친 모습?
난 영상을 계속 편집했다. 슬픈 장면은 잘라내고, 웃음소리는 늘렸다. 엄마가 아버지에게 키스하는 짧은 순간을 0.5배속으로 늘렸다. 현실에서는 이제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울 테니까. 현실은 빠르게 진행되는데, 내 영상 속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흘렀다.
"우리 아들 뭐해?" 아버지가 눈을 떴다. 목소리는 약했지만 눈빛은 선명했다.
"영상 만들고 있어요." 말하며 화면을 보여드렸다. "부모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아버지는 힘없이 웃었다. "우리 삶이 그렇게 영화같니?"
"아뇨, 영화보다 더 아름다워요."
다음 날, 난 완성된 영상을 들고 병원에 갔다. 엄마는 아버지 침대 옆에서 졸고 있었다. 모니터의 일정한 비프음이 방 안을 채웠다. 편집한 영상은 정확히 7분 32초였다. 우리 가족의 수많은 순간들을 응축해놓은 타임캡슐 같았다.
아버지의 눈이 영상에 고정되었다. 가끔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엄마는 조용히 울었다. 영상이 끝나고 화면이 검게 변했을 때, 아버지가 내 손을 잡았다.
"넌 시간을 되돌렸구나." 아버지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네 영상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 우리가 정말로 그렇게 행복했었지."
일주일 후,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난 그 영상을 틀었다. 참석한 사람들은 울었고, 웃었고, 또 울었다. 엄마는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나중에 속삭였다. "새 영상도 계속 만들자. 아버지도 보고 계실 테니까." 그 순간, 난 깨달았다. 영상은 시간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을 보여주는 창이라는 것을. 부모님의 사랑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