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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귀신

영화 속 귀신: 스크린 너머의 관객

그날 밤, 영화관 마지막 상영이 끝난 후 청소부 김씨가 맨 뒷자리에 홀로 앉아있는 여자를 발견한 것은 자정이 막 지났을 때였다. 까만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모습이 어쩐지 불편했지만, 김씨는 업무 규정대로 정중히 다가갔다.

"죄송합니다만, 상영이 끝났습니다. 퇴장해 주셔야 합니다."

반응이 없었다. 김씨는 목을 가다듬으며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극장의 비상등만이 희미하게 켜진 어둠 속에서 여자의 하얀 원피스가 형광등처럼 빛났다. 손전등을 들어 비추려는 순간, 여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 얼굴에는 이목구비가 없었다. 그저 텅 빈 스크린처럼 하얗기만 했다.

"저... 저도 관객입니다."

목소리는 극장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김씨는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 그 순간, 여자의 텅 빈 얼굴에 영사기의 불빛이 닿았고, 거기에 영화의 한 장면이 투영되기 시작했다. 살인 장면이었다. 누군가가 칼로 젊은 여성을 찌르는 장면.

"보셨죠? 제가 어떻게 죽었는지."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3년 전, 이 영화관에서 찍은 영화예요. 감독은 '진짜 공포'를 원했대요. 그래서 저를... 실제로..."

김씨는 달아나려 했지만,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여자가 일어섰다. 그녀의 하얀 원피스에는 검붉은 얼룩이 번져나가고 있었다.

"오늘 상영된 공포영화, 재미있게 보셨나요? 그건 제 이야기였어요. 그들은 저를 죽이고, 그 장면을 영화에 써먹었죠.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어요. 너무나 '리얼'했으니까요."

김씨의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여자는 천천히 김씨에게 다가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차가운 감촉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갔다.

"당신이 도와주세요. 진실을 알려주세요. 영화 속 저 장면, 연기가 아니었다고."

김씨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여자는 미소 지었고, 그녀의 빈 얼굴에 입술이 그려졌다. "감사합니다. 이제 영화관 CCTV를 확인해보세요. 제가 보이지 않을 테니까요."

다음 날, 김씨는 떨리는 손으로 보안실의 CCTV 영상을 돌려보았다. 화면 속 그는 텅 빈 좌석을 향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개봉한 공포영화의 포스터에는 '실제 사건 기반'이라는 문구가 작게 쓰여 있었다. 김씨는 영화 DVD를 집어들었다. 이제 그는 스크린 너머 진실을 알고 있었다 — 때로는 관객이 되는 것보다, 귀신이 되는 편이 더 무서운 진실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