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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여행

오컬트 여행: 당신이 모르는 귀환의 길

기차역 대합실 벽시계가 자정을 알리는 순간, 내 그림자가 바닥에서 일어나 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평범한 배낭여행객이었던 내가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유럽 소도시 일주 마지막 날, 구시가지 골목에서 발견한 '이계(異界) 여행사'라는 간판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다. 호기심에 들어간 그곳에서 안내인은 "진짜 여행을 원하십니까?"라고 물었고,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림자는 점점 진해지더니 인간 형체를 갖추었다. 내 얼굴을 한 그것이 말했다. "당신의 여행은 이제 시작입니다."

기차역은 갑자기 텅 비었고, 플랫폼으로 나가자 검은 기차 한 대가 무음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객차의 창문에는 이상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고, 창 너머로는 사람 같지 않은 것들의 실루엣이 어른거렸다. 코에는 퀴퀴한 황과 철분 냄새가 스며들었고, 기차에서는 낮은 진동이 울렸다.

"탑승하시겠습니까?" 내 그림자-분신이 물었다.

나는 일주일째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려 애쓰고 있었다. 매일 밤 다른 기차역, 다른 도시에 도착했지만, 자정이 되면 항상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내 그림자가 나를 기다리고, 검은 기차가 도착하고. 하지만 나는 한 번도 그 기차에 올라타지 않았다.

"그 기차는 어디로 가는 거죠?" 내가 물었다.

"당신이 진짜로 보고 싶었던 세계로 갑니다. 당신 내면의 비밀스러운 욕망, 공포, 믿음이 만들어낸 풍경으로요."

기차의 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객실 안쪽은 보이지 않았다. 오직 깊은 어둠뿐이었다.

"시간이 없습니다. 선택하세요. 이 기차를 타지 않으면 영원히 이 순간에 갇히게 됩니다."

나는 주머니에서 여행사에서 받은 검은 티켓을 꺼냈다. 표면에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문양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진정한 귀환을 위한 여행권'이라는 글자가 금색으로 빛났다.

내 삶은 언제부터인가 가면을 쓰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회사에서, 가족 앞에서,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도 나는 항상 다른 사람이었다. 어쩌면 이 이상한 여행은 내가 진짜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인지도 모른다.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나는 내 그림자의 손을 잡았다. 차가운 감각이 손가락 끝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우리는 함께 그 검은 기차에 올라탔다.

문이 닫히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것은 단순한 오컬트적 경험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여행이 모두 가짜였고, 이제야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는 것을.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은 현실의 그것이 아니었다. 나의 가장 깊은 내면을 반영하는 세계였다.

기차는 어둠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고, 처음으로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