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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자매

오컬트 자매: 거울 속에 숨겨진 진실

새하얀 도화지처럼 깨끗했던 벽에 붉은 물감이 번졌다. 아니, 물감이 아니었다. 수아는 떨리는 두 손으로 휴대폰 플래시를 켰다. 방 여기저기 벽에 그려진 이상한 기호들과 반짝이는 붉은 액체. 명백히 피였다. 여동생 미아의 방이었다.

"미아야?" 수아의 목소리가 텅 빈 방 안에서 메아리친다. 어둠 속에서 오직 괴상한 기호들만 붉게 빛났다. 일주일 전, 미아는 이웃 마을에서 열린 오컬트 동호회 모임에 참석하겠다며 집을 나갔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부모님은 경찰에 신고했지만, 열여덟 살 미아는 자발적으로 가출한 것으로 처리되었다.

수아는 벽에 그려진 기호들을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붉은 선으로 그려진 오각형, 그 안에 들어간 이상한 문자들, 그리고 거울을 향해 그려진 화살표. 거울? 수아는 천천히 미아의 화장대 거울로 다가갔다. 그때였다. 거울 속에서 무언가 움직였다. 분명 방 안에는 수아 혼자뿐인데.

"언니."

수아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거울 속에서 미아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거울 속 미아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은 공허했다.

"도와줘, 언니. 나 여기 갇혔어."

수아는 숨을 고르며 거울에 다가갔다. "미아야, 어떻게 된 거야? 어디 있는 거야?"

"나 거울 세계에 갇혔어. 그들이... 나를 데려왔어." 미아의 목소리는 물속에서 들리는 것처럼 울렸다. "오컬트 동호회... 사실은 소환 의식이었어. 그들은 나를 제물로 바친 거야."

수아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누구한테? 뭘 위해서?"

"거울 속 세계를 지배하는 존재들. 그들은 우리 세계로 나오길 원해." 미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언니, 이미 늦었을지도 몰라. 그들이 내 몸을 차지했어. 내 의식만 여기 갇혀있는 거야."

수아는 창백해졌다. "그럼... 일주일 전부터 집에 돌아온 네가..."

"나가, 언니!" 거울 속 미아가 갑자기 소리쳤다. "지금 당장! 그게 나가 아니야!"

그 순간, 수아의 등 뒤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니, 미아가 서 있었다.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너무도 친숙한 동생의 얼굴이었지만, 눈에는 낯선 광기가 서려 있었다.

"언니, 무슨 소리 들었어?" 미아—아니, 미아의 몸을 한 무언가가 물었다. "혹시... 거울이랑 얘기했어?"

수아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그때 미아의 손에 들린 붉은 칼날이 보였다. 벽에 그려진 기호는 분명 이 칼로 그린 것이었다.

"미아야, 정신 차려." 수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미아는 이제 없어, 언니." 그것이 말했다. "곧 너도 그럴 거고. 우리는 쌍둥이 자매가 필요해. 완벽한 소환을 위해서."

수아는 재빨리 화장대를 밀어 그것을 막았다. 그리고 방을 빠져나가려 했지만, 문은 이미 단단히 잠겨 있었다. 유일한 탈출구는 거울뿐이었다. 거울 속 미아가 손을 뻗었다.

"언니, 이쪽으로 와. 함께 싸워야 해."

수아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거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함정일까, 아니면 유일한 탈출구일까? 그때 미아의 몸을 한 존재가 다가왔다. 그녀의 눈동자는 이제 완전히 검게 변해 있었다.

수아는 결심했다. 거울을 향해 뛰어들었다. 차가운 유리 표면이 물처럼 그녀를 감쌌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분노에 찬 '미아'의 비명과, 진짜 미아의 손을 잡는 자신의 모습이 거울에 비친 것이었다. 두 자매의 모습이 거울 속으로 사라지며, 방 안에는 오직 빈 거울만 남았다—그리고 그 속에 비친 또 다른 세계의 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