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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자매

자매의 요리: 삶의 맛을 찾아서

언니의 칼이 도마에 닿을 때마다 집안에 메아리치는 소리는 내게 항상 전쟁 선포와 같았다. 한 지붕 아래 살면서도 우리는 서로 다른 행성에 있는 것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열아홉의 나와 스물넷의 언니 사이엔 단순한 나이 차이보다 더 깊은 계곡이 있었다.

"지현아, 양파 좀 씻어줄래?" 언니의 목소리는 부엌의 증기 속에서 가라앉았다. 내가 미적거리는 동안 그녀의 손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양념장의 깊은 붉은색, 칼날에 반사되는 형광등 불빛, 끓는 국물에서 피어오르는 김의 춤사위. 언니의 세계는 나에게 너무 낯설었다.

나는 당근을 써는 언니의 손놀림을 구경했다. 균일한 두께의 당근 조각들이 도마 위에 일렬로 늘어섰다. 완벽해. 항상 그랬듯이.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언니는 요리로 가족을 지탱했다. 맛있는 요리는 그녀의 언어였고, 나는 그 언어를 배우려 하지 않았다.

"그냥 시켜 먹으면 안 돼? 이렇게 힘들게 만들 필요가 있어?" 투정을 부리는 내 목소리에 언니의 손이 잠시 멈췄다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침묵이 나를 더 화나게 했다.

"우린 자매잖아, 왜 대화가 안 통하는 거야?" 나는 결국 폭발했다.

언니는 불 위에서 요동치는 국물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요리는 대화야, 지현아. 내가 유일하게 할 줄 아는 대화."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무언가가 내 마음을 찔렀다.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언니의 요리책을 펼쳤다. 페이지 사이사이에 낙서처럼 적힌 메모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현이가 좋아하는 간장 비율', '지현이 생일 케이크 레시피', '지현이 감기 걸렸을 때 죽'. 모든 페이지에 내 이름이 있었다. 깨달음이 밀려왔다. 언니의 요리는 항상 나를 향한 사랑의 언어였던 것이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일찍 일어나 부엌에 섰다. 서툰 손으로 계란을 깨트리고 소금을 뿌렸다. 언니가 부엌에 들어왔을 때, 난 생애 처음으로 만든 계란말이를 접시에 담고 있었다. 모양은 엉망이었고, 한쪽은 태웠다.

"나... 대화하고 싶어." 내가 말했다. 언니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그날부터 우리의 부엌은 대화로 가득 찼다. 때로는 말로, 때로는 음식으로. 가끔은 실패한 요리와 웃음으로. 요리를 통해 우리는 자매가 되어가고 있었다. 언니가 알려준 것처럼, 삶의 맛은 그저 레시피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함께 섞이는 우리의 이야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