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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귀신

운동과 귀신: 체육관의 은밀한 동행자

새벽 4시, 나는 다시 그 체육관 앞에 서 있었다. "이번에는 끝까지 가보자"라고 다짐하며 문을 열었다. 24시간 운영되는 이 체육관은 이 시간대에 항상 텅 비어 있었고, 그래서 난 이 시간을 선택했다. 사실은,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던 것뿐이다. 운동을 하면 남들보다 더 빨리 숨이 차고, 더 적은 무게도 들기 힘들었으니까.

체육관 안으로 들어서자 형광등 하나가 깜빡거렸다. 차가운 금속 냄새와 희미한 땀 냄새가 섞인 공기가 코를 찔렀다. 러닝머신에 올라 천천히 속도를 올리는데, 귓가에 가느다란 숨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역시 내 착각이겠지.'

15분째 달리고 있을 때였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뒤로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뛰어올랐다. 다시 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지친 내 눈이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다음은 역도 구역으로 이동했다. 가벼운 무게부터 시작하려는데, 옆에서 누군가가 내 동작을 따라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고개를 돌리자 역시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분명히...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등 뒤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비웃음이 아니었다. 오히려 응원하는 듯한, 격려하는 듯한 웃음이었다. "누... 누구세요?" 목소리가 떨렸다. 아무런 대답도 없었지만, 내 주변의 공기가 미세하게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벽에 걸린 오래된 사진에 시선이 멈췄다. 10년 전 이 체육관에서 열린 보디빌딩 대회 우승자의 사진이었다. 그는 사고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들었다. 그의 눈이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갑자기 내 옆의 바벨이 살짝 움직였다. 그리고 까맣게 탄 손가락 자국처럼 보이는 흔적이 바에 선명하게 남았다. 공포에 질려야 마땅했지만,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누군가 나를 지켜보며 도와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날부터 매일 새벽, 나는 그 체육관을 찾았다. 점점 더 많은 무게를 들 수 있게 되었고, 더 오래 달릴 수 있게 되었다. 가끔 거울에 비친 내 모습 옆에서 어떤 형체가 함께 운동하는 것을 본다. 그는 항상 나보다 한 발 앞서 움직이며, 더 나은 자세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두 달 후, 체육관 주인이 나에게 말했다. "자네, 요즘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어. 마치 프로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는 것 같군."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좋은 파트너가 생겼거든요."

오늘도 새벽 체육관에 들어서자, 형광등이 반갑게 깜빡인다. 이제는 알고 있다. 운동은 결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때로는 가장 뜻밖의 존재가 우리의 가장 열정적인 응원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가끔, 죽음조차도 진정한 열정 앞에서는 그저 하나의 경계일 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