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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남사친

운동하는 남사친: 거리와 심장 사이

땀방울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체육관을 채웠다. 고요한 공간에서 나와 민준이의 숨소리만 크게 울려 퍼졌다. 우리는 15년째 남사친이었고, 매주 목요일 저녁은 함께 운동하는 날이었다.

"이번엔 내가 이길 거야." 내가 농구공을 튕기며 말했다. 중학교 때부터 민준이는 항상 나보다 한 발 앞서 있었다. 키도, 실력도, 인기도.

민준이가 웃으며 공을 가로챘다. "벌써 143번째 같은 말을 하는 중이야, 서연아." 그의 목소리에는 익숙한 장난기가 묻어 있었다. 그러나 오늘따라 그 웃음소리가 가슴 한구석을 찌르는 것 같았다.

원 온 원 게임이 시작되었다. 민준이의 운동화가 바닥을 스치는 소리, 그의 셔츠에서 풍기는 익숙한 땀 냄새, 농구공이 링을 통과할 때 나는 깔끔한 소리—모든 것이 15년의 시간 동안 너무나 친숙해진 감각들이었다.

"야, 민준아, 그 여자 만난다며?"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내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은 운동 때문만은 아니었다.

민준이가 슛을 성공시키고 잠시 멈췄다. "응, 소개팅 세 번째. 괜찮은 것 같아."

내 몸이 굳어졌다. 농구공이 내 발 옆을 굴러갔지만, 주울 생각도 하지 못했다.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그냥 남사친일 뿐인데.

"근데 너는 어때? 그 회사 선배랑은?" 민준이가 물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그래." 사실 그 선배에게 마음이 있었다. 아니,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확신할 수 없었다.

운동을 마치고 체육관을 나서는데, 갑자기 민준이가 내 손목을 잡았다. "서연아, 우리 이제 운동 그만할까?" 그의 눈이 흔들렸다.

15년간 해온 목요일 운동. 그것은 우리를 연결하는 끈이었다. "왜?" 목소리가 떨렸다.

"소영이가... 우리가 운동하는 게 불편하대." 민준이의 목소리에 미안함이 묻어났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지금까지 지켜온 것은 우정이 아니었다. 우정이라는 이름의 안전한 거리였다. 그 거리 너머에는 감히 건너지 못한 마음이 있었다.

"그래, 알았어." 내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손바닥에 파고드는 손톱이 아팠다.

"대신 토요일에 같이 달리기 할래? 소영이도 괜찮대." 민준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웃었다. 씁쓸한 웃음이었다. "안 돼. 난 이제 혼자 운동할 거야."

집으로 걸어가며 생각했다. 때로는 열심히 뛰어도 닿지 못하는 골대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어떤 운동은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패배가 정해져 있다는 것을. 하지만 오늘부터는 다른 방향으로 달려볼 생각이다. 나만의 골대를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