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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부모님

유튜버의 침묵: 부모님을 마주한 순간

15만 구독자 앞에서는 한 번도 말문이 막힌 적 없던 내가, 부모님 앞에서는 항상 아이가 되었다. 휴대폰을 삼각대에 고정하고 녹화 버튼을 누르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도 찾아온 일상탈출러 하이킥입니다!"를 외치던 내가, 지금은 현관문 앞에서 초인종 소리에 심장이 멎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거실의 링라이트와 마이크, 그린스크린이 부산스럽게 놓여있는 것이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부모님이 보내준 등록금으로 산 장비들. 3년 만의 방문이었다. 대학을 자퇴하고 '크리에이터'가 되겠다고 선언한 이후, 우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겨났다.

현관문을 열자 어머니의 눈가에 깊어진 주름이 먼저 보였다. 아버지는 여전히 굳은 표정이었지만, 그의 머리카락은 완전히 하얗게 변해있었다. 시간은 그들에게 너무 냉정했다.

"밥은 먹었니?" 어머니의 첫 마디는 항상 그것이었다. 그 익숙한 질문에 갑자기 목이 메었다.

집 안으로 들어선 부모님의 시선이 내 작업실로 변한 거실을 훑었다. 아버지의 눈에 의문이 스쳤다. 그가 내 노트북 화면으로 다가갔을 때, 그곳에는 내 유튜브 채널 분석 페이지가 열려 있었다. 월 수익 그래프와 구독자 증가 추이.

"이게 다 뭐니?" 아버지가 물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지금까지 부모님에게 구체적인 내 일을 설명한 적이 없었다. 그저 '인터넷으로 돈을 번다'는 모호한 설명만 했을 뿐.

"제 일이에요. 제가... 유튜버예요."

침묵이 흘렀다. 아버지의 시선이 화면의 숫자들을 더듬었다. 그의 손가락이 월 수익 그래프를 가리켰다. 그것은 내가 대학을 졸업했더라면 받았을 첫 월급보다 세 배는 더 많은 액수였다.

"이게... 네가 버는 돈이냐?"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가 놀란 표정으로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아버지는 내 장비들을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했다. 프로페셔널한 마이크, 카메라, 편집용 컴퓨터.

"네 영상 좀 보여줄 수 있니?"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떨리는 손으로 내 채널을 열었다. 가장 최근 영상은 50만 뷰를 기록하고 있었다. 댓글창에는 "하이킥 덕분에 우울증을 이겨냈어요", "매일 영상이 기다려져요"와 같은 메시지들이 넘쳐났다.

아버지의 굳은 표정에 미세한 변화가 일었다. 어머니는 내 어깨를 꼭 붙잡았다.

"우리가... 몰랐구나."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두려워했던 것은 부모님의 실망이 아니라, 그들이 내 선택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나 자신의 편견이었다. 카메라 앞에서는 15만 명에게 내 생각을 당당히 말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두 사람에게는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그날 밤, 오랜만에 가족 식탁에 앉았다. 아버지는 여전히 많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다음 영상은 언제 올리니?" 내 안의 무언가가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때로는 가장 많은 구독자보다, 가장 소중한 두 명의 시청자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