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자매: 카메라 뒤의 진실
구독자 백만 명을 돌파하던 날, 내 동생은 카메라 앞에서 웃으며 샴페인을 터뜨렸지만, 카메라가 꺼진 후에는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 그것이 우리 '달콤한 자매들'의 첫 번째 거짓말은 아니었다.
"언니, 이번엔 어떤 콘셉트로 갈까?" 소연이 침대에 널브러진 채 물었다. 그녀의 화장기 없는 얼굴은 화면 속 반짝이는 모습과 너무 달라 가끔은 내가 누구와 살고 있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우리는 '달콤한 자매들'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일상을 공유한다는 미명 하에 실제로는 철저히 연출된 삶을 보여주고 있었다.
"요즘 구독자들이 우리 사이가 너무 좋아 보인다면서 의심하던데..." 내가 말했다. 창문 너머로 서울의 비 내리는 풍경이 우리의 어두운 현실처럼 흐릿하게 펼쳐졌다. "자매 싸움 영상 하나 찍어볼까?"
소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서 번뜩이는 것은 연기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구독자 수에 따라 올라가는 광고 수익에 대한 계산이었다. 우리는 실제로는 친자매가 아니었다. 같은 고아원 출신이라는 공통점만으로 기획사의 제안에 따라 '자매 유튜버'라는 페르소나를 쓰게 된 것이다.
카메라를 켰다. "안녕, 달자들! 오늘은 특별히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내 목소리는 항상 그랬듯 밝고 경쾌했다. 소연이 내 말에 맞춰 눈을 흘겼다.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우리는 이미 짜인 대본대로 서로를 향해 '진심 같은' 불만을 토해냈다. 소파에 던져진 쿠션이 날아갔고, 눈물까지 보여주는 소연의 연기력은 정말 대단했다.
"컷!" 내가 외쳤다. 소연은 순식간에 웃음을 되찾았다. "이거 대박 날 거야, 언니."
그날 밤, 편집 중인 영상을 보며 나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과연 우리가 진짜 싸운다면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이런 가짜 싸움보다 더 조용하고, 더 무서울지도 모른다. 손가락이 잠시 멈췄다. 화면 속에서 소연은 완벽하게 구성된 오열을 하고 있었고, 나는 계산된 분노를 표현하고 있었다.
다음 날, 영상은 예상대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댓글은 자매간의 '솔직함'을 칭찬하며 넘쳐났고, 몇몇은 우리가 화해했는지 걱정했다. 소연은 그 댓글들을 읽으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언니, 화해 영상도 찍을까?" 소연이 물었다. 그러나 나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소연아, 우리... 이제 진짜 자매가 되어볼까?"
카메라는 꺼져 있었지만, 그 순간 우리의 눈빛 교환은 지금까지 촬영한 어떤 영상보다도 진실에 가까웠다. 때로는 가장 큰 거짓말 속에서 가장 순수한 진실이 자라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