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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간식

이별 간식: 마지막 맛의 기억

그녀가 떠난 날, 나는 우리가 함께 좋아했던 모든 간식을 샀다. 이별을 인정하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었다. 편의점 봉지 안에는 그녀가 좋아하던 꿀땅콩 쿠키, 내가 좋아하던 매운 감자칩,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우연히 같이 집었던 딸기 우유가 들어 있었다. 이 모든 맛이 이제는 쓰디쓴 기억으로 변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아파트로 돌아오는 길, 계단을 올라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문을 열자 그녀의 빈자리가 나를 덮쳤다. 부엌 식탁에는 그녀가 남긴 편지 한 장. "당신과의 시간이 달콤했어요. 하지만 모든 간식처럼, 언젠가는 끝나야 했나 봐요."

냉장고를 열었다. 그녀가 사놓고 간 라면, 치즈, 그리고 반쯤 먹다 남긴 초콜릿 푸딩까지. 갑자기 모든 음식이 마치 박물관의 유물처럼 느껴졌다. 만질 수 있지만, 본래의 의미는 이미 사라진.

소파에 앉아 봉지를 풀었다. 꿀땅콩 쿠키를 입에 넣었을 때, 갑자기 기억이 밀려왔다. 우리가 처음으로 이 쿠키를 함께 먹던 날, 그녀의 입가에 묻은 부스러기를 내가 손가락으로 닦아주었고, 그녀는 그 손가락을 살짝 깨물었다. 그때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매운 감자칩을 먹을 때마다 그녀는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자꾸 내 손에서 뺏어 먹었다. "너무 매워!" 하면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던 모습. 이제 혼자 먹는 이 매운맛은 혀보다 가슴을 더 타들어가게 했다.

딸기 우유를 마실 차례였다. 뚜껑을 열자 그 달콤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 첫 모임에서 우리 둘 다 핑크색 딸기 우유를 집어 들었을 때의 우연한 일치에 웃던 순간. "운명이네요"라고 농담했던 그녀의 말이 지금은 아이러니하게 들렸다.

간식을 다 먹고 빈 봉지를 바라보았다. 마치 우리의 관계처럼, 한때는 가득 차 있었지만 이제는 텅 비어버린. 문득 깨달았다. 사랑도 간식과 같다는 것을. 달콤하게 시작해서, 맛있게 즐기다가, 어느새 끝나버리는. 하지만 간식과 달리, 그 맛의 기억은 오래도록 남는다.

쓰레기통에 봉지를 버리려다 멈췄다. 대신 그것을 접어 서랍에 넣었다. 내일은 새로운 간식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맛보지 못한 것으로. 그렇게 해야만 그녀의 맛이 내 혀에서 지워질 테니까. 하지만 오늘 밤만큼은, 마지막으로 이 익숙한 맛의 여운을 혀끝에 남겨두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