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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게임

이별 게임: 마지막 라운드

"게임 오버까지 30초," 내 손목시계의 타이머가 붉은색으로 깜빡였다. 원래는 우리의 일주년 기념일에 그녀에게 선물하려던 시계였다. 집 열쇠를 돌리는 소리가 들렸고, 그녀가 들어오는 발소리가 마치 최종 보스의 등장 같았다.

이별이란 게임의 규칙은 간단했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가 모두 점수가 되고, 누군가 먼저 무너지면 그 사람이 패배하는 것이다. 나는 이미 여섯 번의 이별을 겪었고, 매번 무너지는 쪽은 나였다. 그럴 때마다 고통은 레벨 업처럼 상승했고, 마음은 마치 체력 게이지처럼 조금씩 줄어들었다.

"우리 얘기 좀 해야겠어." 그녀의 음성은 차가웠다.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를 내려놓고 일어섰다. 일시정지된 게임 화면이 거실을 푸른빛으로 물들였다. 그녀의 얼굴 절반은 그 빛에 파랗게 물들고, 나머지 절반은 그림자에 가려 있었다.

"알아, 유진아. 네가 뭐 말하려는지 다 알아." 이번엔 먼저 공격해보기로 했다. 게임에서 선공은 항상 유리하니까.

그녀의 눈이 조금 커졌다. 첫 타격 성공. "어떻게...?"

"네 휴대폰에서 메시지 봤어. 이달 초부터 준비했던 거지? 매뉴얼대로 하네, 정말." 목소리를 담담하게 유지하는 것은 난이도 최상급 미션이었다.

유진의 가방에서 떨어진 열쇠고리가 바닥에 부딪혀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우리가 처음 데이트했던 놀이공원에서 샀던 것이다. 그녀는 몸을 굽혀 열쇠고리를 주웠지만, 다시 가방에 넣지 않고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것은 그녀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의미였다.

"미안해..."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하다고? 게임 중간에 기권하는 거야?" 내 목소리가 살짝 흔들렸다. 위험한 신호였다. 울지 않기. 이것이 이번 게임의 골든 룰이었다.

"게임이라니, 무슨 소리야? 우리 관계가 게임이었어?" 그녀의 눈에 분노가 스쳤다.

"아니, 이별이 게임이야. 누가 덜 아픈 척하는지, 누가 먼저 무너지지 않는지. 그게 이별 게임의 핵심이지." 내가 말했다.

그녀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웃었다. "그렇게 생각했구나. 모든 이별을."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난 진심이었는데... 매번."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이별을 게임처럼 대하며 방어막을 쳤던 것은, 실제로 상처받지 않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방어가 오히려 우리 사이를 더 멀어지게 만들었다는 것도.

유진이 문을 향해 걸어갈 때, 타이머가 울렸다. 삐- 삐- 게임 오버.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단지 내 손에는 더 이상 재시작 버튼이 없는 게임만 남았을 뿐이다.

그녀가 떠난 후, TV 화면의 게임 캐릭터가 여전히 일시정지된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한한 가능성이 담긴 가상 세계와 달리, 현실에서의 일시정지는 단지 끝을 미루는 것일 뿐이었다. 아마도 진짜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이별 후의 삶이라는, 누구도 완벽한 공략법을 알려주지 않는 그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