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과자: 달콤함이 남긴 쓴맛
햇살이 유리병 속 과자들을 비추던 날, 그녀는 마지막 젤리곰을 꺼내 내게 건넸다. "이게 우리의 마지막이야."
우리의 관계는 언제나 과자 같았다. 처음엔 달콤했고, 중독성 있었으며, 절제 없이 탐닉했다. 민지와 나는 데이트 때마다 새로운 과자를 찾아다니는 취미가 있었다. 오래된 시장 구석구석을 헤매며 어린 시절 먹던 추억의 맛을 찾고, 편의점에 새로 나온 한정판 과자를 함께 맛보며 별점을 매기곤 했다. 그녀의 방 한쪽에는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한 과자 포장지들이 차곡차곡 모여 있었다.
"넌 왜 과자를 이렇게 좋아해?" 한번은 내가 물었다.
"삶이 너무 쓸 때, 달콤한 것이 필요하니까." 그녀가 답했다. 당시엔 그저 귀여운 대답이라 생각했다.
그해 겨울, 민지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장례식장에서 그녀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검은 옷을 입은 그녀의 손에 초콜릿 한 조각을 쥐여주었을 때, 그녀는 처음으로 울음을 터뜨렸다. "이제 달콤한 것도 소용없어."
그 후로 그녀는 과자를 멀리했다. 우리의 데이트 코스에서 과자 가게는 사라졌고, 그녀의 방에 있던 포장지들도 어느새 치워졌다. 나는 그저 슬픔의 과정이라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
하지만 우리 사이에도 변화가 생겼다. 대화는 줄어들었고, 만남은 형식적이 되어갔다. 나는 그녀의 무표정 뒤에 숨겨진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 어느 날, 마지막 시도로 그녀가 좋아하던 모든 종류의 과자를 사서 그녀의 집을 찾아갔다.
"이제 그만." 그녀는 과자 봉지들을 보며 말했다. "우리 관계도 과자 같았어. 처음엔 달콤했지만, 결국 영양가는 없고... 남는 건 공허함뿐이야."
젤리곰을 받아든 내 손이 떨렸다. 빨간색이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던 맛. 그제야 이해했다. 그녀에게 과자는 일시적 위안이었고, 나 역시 그녀 인생의 한 조각 과자일 뿐이었다는 것을.
이별 후 오랜 시간이 흘렀다. 오늘 우연히 편의점에서 그 젤리곰을 보았다. 손이 저절로 뻗어 한 봉지를 집어들었다. 입에 넣은 빨간 젤리의 맛은 기억보다 달콤했지만, 씹을수록 묘하게 쓴맛이 퍼져나갔다. 제품 변경인지, 내 미각의 변화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때로는 가장 달콤했던 기억이 가장 쓴 여운을 남긴다는 것. 그리고 이별의 맛은, 오래도록 입안에 남는다는 것이다.